쁘띠 팔레에서 쓴 글

by hari

가끔은 내가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다는 게 아쉽기도 하다. 나는 세상에 잠깐 들렀다가 잠깐 떠나가는 사람일 수도 있겠고, 죽을 때에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 이것에서 오히려 무소유의 자유를 느낄 수도 있다. 이러한 간단한 사실만 깨닫는다면, 나는 언제든, 어디에서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자유를 지닌다.
하지만 가끔은, 아름다운 풍경 혹은 아름다운 도시에 온다던지, 내가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의 그 느낌, 혹은 처음 와 보는 낯선 나라, 무엇으로도 대신 표현할 수 없는 그러한 만족감과 행복감. 그것들을 잡아둘 수 있는 방식은 희미한 기억뿐이라는 게 아쉽기도 하다. 마음 속에서 벅차오르는 그러한 행복감과 평온함이 지속되기를 원하는 욕심일까.
하지만 가끔은 오히려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기에 무엇이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물과 같이 유유하게, 자유롭게 떠나고 머물다가 또 다시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이건,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가건, 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정만 있다면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내가 얼마나 소중한 동시에 그 소중하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가 먼저 인지해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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