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연한 속살같은 아이보리 색의 부드러운 감촉, 그리고 스르르 스며드는 파우더들 같은 뭉침. 살짝 속이 쓰린 듯한 달콤함과 더물어서 조금은 눅눅한듯 바삭한 식감.
미각을 지니고 무엇인가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은 참 축복받고 감사한 일이다.
세상의 많은 것이 그렇듯, 아주 사소한 순간까지도 본인 스스로 선택을 해야 한다. 밥이나 간식을 먹는 아주 사소한 순간마저도 말이다.
욕심이 많았던 시절, 너무 많은 폭식에 속이 말썽이었다. 끊지 못했던 담배와 술까지 더불어 내 영혼과 정신까지도 조금 오염되어 있어서 나는 층에서 사는 삶이 아닌, 쓰레기 더미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그 무엇인가는 바로 '나 자신'과 '세상'이었다.
그리고 아주 사소한 것 부터 나는 선택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선택받지 못한 것들은 자연스레 나에게로 멀어지기 시작하였지만 그것 또한 언젠간 내가 선택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만을 남겨두었다. 그것이 바로 아쉬움인 셈.
그러한 간단한 삶의 선택을 스스로 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쓰레기가 아닌, 층 위에서 살기 시작하였고 나 스스로를 계속하여 아주 엷은 층을 겹쳐가며 찾는 중이다. 획일적인 방식도, 상하 관계도 아닌 층, 그저 추상적이고 무한한 층이다. 이러한 유한한 삶에서 말이다.
오늘은 서브웨이와 마카롱을 먹었다. 누군가가 먹는 즐거움이 인간의 아주 순수한 즐거움이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아쉬움이 남아있을 때, 아주 간단하고 아주 많은 욕망을 제거했을 때 비로소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한 개의 마카롱과 한 개의 샌드위치가 나의 순간에 스며들어 나의 순수함을 마주하게 만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