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삶

by hari

그림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5살 때부터 그림을 그려서 그림그리는 일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애착도 많다. 항상 그림을 그리며 느낀다, 내가 살아가며 해결하고 싶은 문제나 혹은 내가 삶을 살면서 느낀 신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그림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처음 화판에다가 그 순간 하고싶은 방식으로 그림을 시작한다.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화판 위에 장지를 붙이고(한국화 종이) 그 위에 아교칠을 하고(접착제와 비슷한 한국화의 재료) 그 위에 아크릴을 바른다(유화 재료). 이 과정 속에서 다른 사람의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될대로 하고, 내 방식대로 한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 떠오르는 영감만을 집어넣는다.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는다. 정말 그 순간만을 집중한다. 그림을 하고 있는 과정속에서는 내가 무엇을 향하여 그리는 지 모를 때도, 살짝의 갈피가 잡힐 때도 있다. 그러다가 도중에 느낀다. "내가 이러한 주제 혹은 그리고 싶은 것이 이것이구나!" 하고 말이다.

다 끝나기 직전에 결정적인 타이밍이 오고, 최상의 몰입도로 작품을 끝낸다. 어떨 때는 그 때의 문제 혹은 그 때의 순간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울기도 한다. 그림과 더불어 그 문제가 해결되고 내 속은 시원해진다. 그리고 그림과 작별을 한다. 더 이상 미련을 남기지 않고, 그림의 결과에 대하여 자화자찬 하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서 그림은 과정이다. 내 삶의 흔적이고, 그 흔적을 남과 함께 나누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이 내 그림을 보고 사랑과 희망을 얻는 게 좋다.


예쁘게 그려서 예쁘게 그려지는 것이 아닌, 마음 속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보기 때문에 표현 자체가 아름답게 나오는 것이다.

결과를 잘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점점 발전해간다고 느끼는 것이 아닌, 작업을 할 때마다의 발전되는 순간의 몰입과 삶에서 항상 배우는 교훈 때문에 결과가 점점 좋아지는 것 뿐이다. 그림은 그것에 대한 과정과 흔적이다. 결과를 생각하면 재미 없다. 삶도 그렇다. 내가 지나친 흔적이지 결과라고 하기엔 애매하다.


표면을 보는 것이 아닌, 그 흔적 속의 행위와 그 과정속의 정신과 땀방울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세상의 진리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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