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앞에 있는 컵 안,
하얗고 노르스름함을 머금고 있는 저 빛에도
은은하게 찰랑이는 숨결이 있다.
언제라도 변할 수 있는 덧없고 아름다운.
모든 움직임은 잡을 수도, 가질 수도 없다.
그것들은 그저 내 손으로 찬바람을 머금은 뒤
곧장 풀어주는 것과 같고,
산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흐르는 물결의
표면을 어루만졌다가
공기 중으로 떠내려 보내는 것과 같다.
물질이든 사랑이든
사람이든 생명이든
무엇이든 소유할 수 없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부스럭거리는 플라타너스 한 잎,
지그시 밟는 그 순간의,
바스락 – 거리는 모든 감각의 기쁨이
우리가 삶으로부터 부여받은 선물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