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을 그린다.
가장 순수한 그림은 어떠한 목적성 없이 그리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상업적인 목적이나, '무엇을 위한' 그림이 아닌, 오로지 본인의 순수한 열정과 즐거움을 가진 그림이야말로 순수한 예술성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추가되어, 어떠한 학문적이거나 이론적인 진술 말고, 자신의 가슴이 원해서 그리는 그림이야말로 사람의 진심이 가득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 또한 그렇게 그리고자 한다.
지금의 내 상황이 어떻든, 내가 방황하고 있든, 지금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건 감사한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포기한 채로 제주도로 내려와있다. 좋은 기회들을 다 날려버리고, 제주도에 와 있다. 서울에서 지낼 때의 분주함은 찾아볼 수 없이 이곳은 너무나 느리고 한적하고 한가롭다. 그래서 적응중이다. 내 속도를 더욱 더 천천히 만들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드로잉을 한다.
그리고 느낀다.
내 상황이 어떻든, 지금 이 순간 내가 색연필을 잡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이다. 무엇인가를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을 뽐낼 기회를 준 현재에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