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 하리

by hari

3년 전, 우연히 프랑스 강의를 들은 나는 그 때부터 프랑스에 대한 강렬한 이끌림을 받았다. 나와 비슷한 정서,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색깔. 느낌들.

2년 전, 파리에서 전시를 하겠다고 마음먹었고(실은 그저 스쳐지나가듯 했던 말이다) 나의 꿈은 이루어졌다.

1년 전, 우연히 학교에서 프랑스에 가는 공모에서 선택되어 처음 프랑스를 방문했다. 산이 없는 드넓은 하늘과 벽에 있는 그래피티, 무언가 내가 굉장히 익숙한 풍경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아마 내 전생은 프랑스인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다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불시착 하게 되고, 이전의 옛 고향을 잊지 못해서 나는 또 다시 프랑스에 왔다.

즉흥적으로 표를 예매하다보니 나는 어느새 비행기 안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내가 다시 프랑스에 가다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듯 편안히 앉아있었다.
며칠 간(아니 사실 몇 달 간) 프랑스의 간판, 프랑스의 국기, 프랑스 사람, 프랑스 언어 등 여러가지 프랑스의 지표들이 보이기에 이게 대체 무엇인가, 어떠한 운명의 일치인가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서울의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아무 길이나 걷다가 이런, 프랑스 학교가 나와버렸다! 나는 그곳이 존재하는 곳인지 조차 몰랐다.
문득 이것이 나에게 프랑스로 떠나라는 지표같이 보여서 그 날 바로 항공권을 예매해 버렸다. 이런 즉흥에 누가보면 동화같은 이야기를 지어내는 어린아이의 철부지 행동같이 보일지라도, 나는 이상하게도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프랑스의 한 고요한 동네의 이층침대 아래에 누워 있다.

평온하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약속한다. 절대로 한 치 앞도 예측하거나 계획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자고.

매일매일 방랑하듯 삶을 살아온 나에게 있어서 방랑이랑 너무나 행복한 자유이다.


그리고 그것을 기억속에서도 지우고 그저 글로 끼적이는 행위만 하고 싶다.


비행기 안에서 계속 자고 먹고 영화보다가 금방 도착해버린 파리
아침 내내 분주히 뛰어다니느라고 어떠한 고급진 음식보다 훨씬 더 맛있게 해치웠다.
한국에서 베이징을 가는 비행기가 1시간 넘게 연착되어 당연히 늦었다 생각하고 엄청 달려갔건만 베이징은 한국보다 1시간이 느리다는 걸 깨달았다!
안도
푸르뎅뎅한 저녁 하늘
귀여운 빛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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