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니스가 가고 싶었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끊은 항공권, 어떠한 계획도 없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끊어버렸다!
사실 니스 여행이 내 여행 중 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답고 재미있었는데, 이제서야 그 때의 일을 적는 이유는 그 때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다녔기에 숙소에 왔을 때에는 피곤에 쪄들어서 정신을 못 차렸기 때문이다.
오빠와 같이 중고 서점과 빈티지 샵에서 논 뒤, 마레 지구 쪽에서 파리와 작별을 했다.
파리는 나를 불렀지만, 그것이 단지 나에게 즐기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일까? 아직도 영문을 모르겠다. 왜 그렇게 나에게 다가온 것인지.
항상 느끼지만 도시에서 도시로 옮길 때는 정말 에너지가 많이 소모가 된다. 그래서 장기간 여행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매일 샤를 드골 공항만 가다가, 처음으로 오를리 공항을 갔다. 구글 맵 지도를 보지 않고,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추천한 버스를 타고 오를리로 향했다.
혹여나 잘못 탈까봐 오를리로 가는 버스가 맞냐고 재차 확인하고, 구글 맵까지 켜고, 2시간 30분 전 쯤에 출발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살짝 조마조마한 시간이었지만, 1시간 40분 전 쯤에 도착해도 되겠지, 하며 여유롭게 창밖을 구경하며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어느 새 나밖에 버스 손님이 없었고 모두가 다 내렸다. 그러다가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갑자기 버스가 정차했다!
버스 기사는 더 이상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고 했고, 나는 영문도 모르는 채 버스에서 내려서 다른 버스 정류장으로 향해야 했다. 이 날 내 나비고가 다 만료된 날이었고, 버스 티켓도 한 번 환승한 뒤라서 사용할 수 없는 티켓에다가 차도 잘 안 다니는 시골에 내려버려서 나는 그저 모든 걸 하늘에 맡긴 채로 새로운 정류장으로 향했다. 어떤 프랑스인이 공항에 가냐고 묻길래 속으로 공항으로 태워줄까 기대했지만 그냥 가 버렸다.
그래도 침착하면서 버스를 기다리고 탔는데, 역시나 티켓이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표시가 되었다!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티켓이 이것밖에 없다고 기사분께 말씀드렸더니 괜찮다면서 타라고 하셨다. 그 분은 하늘에서 날개를 빼고 내려온 천사가 틀림없다.
조금은 불안했지만, 그래도 1시간 30분이 남았으니 괜찮겠지, 하며 공항을 확인하지도 않고 오를리 터미널 4로 갔고, 나는 당연히 잘못 간 터미널에서 있지도 않는 니스를 찾으며 헤맸다. 결국 울음보가 터질 뻔 했지만 울어서 소용없다는 생각에 그냥 터미널이나 가자, 하는 마음에 셔틀 버스를 타고 터미널을 갔다. 한 시간이 남았다.
속으로 계속해서 도와달라고 아양 부렸고, 하늘이 그걸 도왔는지 내가 거의 마지막 체크인으로 통과되었다. 비록 짐 검사에서 모든 샤워 용품을 빼앗겼지만, 그분들이 미안하다면서 말할 때 나는 속으로 땡스갓을 외치면서 괜찮다고 말했다. 참 감사란 이런 것인가보다.
너무 피곤하게 우여곡절 끝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하늘에서 본 니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검정색 하늘 위에 반짝이는 불빛이 꽃송이처럼 내려앉은 풍경이랄까.
니스는 마치 한국의 제주도 같이 느껴졌다. 파리와는 정말 많이 다른 느낌이었고, 관광객도 거의 없었다. 사람들도 대다수 온순하다고 느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룸메 언니를 만났는데, 그 언니는 아침 도착이었지만 비행기를 놓쳐버려서 밤에 도착했다고 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두 명이 있어서 신기했다. 게다가 이 숙소는 다른 숙소의 자리가 없기도 했고 직감적으로 선택해야 할 것 같아서 선택한 숙소. 아마도 언니를 만나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