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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모음>
집을 차곡차곡 접어서 내 앞으로 끌어온다면?
아이고 잘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 잘 먹을 줄 알았지? 그래 잘 받아야지
22일 시작되었던 집 속의 집
앞에 집을 찾아 헤맸던 작가가 있었고 멋모르던 교복의 아이는 집을 잃어 버린지도 모르며 우와- 우와- 남발하며 반쪽 잘린 모양을 보고 있었다
칠석의 거대한 스킨십 없이 눈빛만 바라보고 있었던 시절
타블로의 집이라는 선물 받아내고
문턱에서 울어버리는 가사 느껴보며
아, 느껴라 느껴라 하는 오빠의 연이은 숨소리
덜컥 일어나서 여자 아니라며 거시기 내세우며 소리쳤던 목소리
나도 알아 오빠 여자 아니라는 것 아주 잘 알지
나는 슬플 때에만 글자를 적고
끄져라 끄져라 외칠 때마다 실소 터져 나오는 것 참지 않으며
끄져라 적지 않고 정말 꺼져버린다
나는 슬픈 글자 적지 않아 내 집만을 적어내곤 했지
응, 아니? 슬픈 것 같은데?
아니 나는 절제하며 적는 건데 왜 슬프다 여기지? 무슨 문제 있니?
잇따른 감정 생길 때 그리는 그림이 제일 슬퍼
너무 직설적이지
표현하는 것 말이야 나는 표현주의가 아니야
나는 이기주의야
자기중심주의야
홍상수감독은 자기 속 캐릭터를 이미지화하여
대사를 날리곤 하였다
- 왜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그건 지루해
진부해? 할 이야기가 내 집뿐인걸?
아니야 나는 집이 없어
없는데 있는 척 하고 있을 뿐이야
퉁퉁하게 부어버린 집만이 있어
부기 빠지면 아무것도 없이 사라지곤 해
사라졌을 때에는?
아 살이 빠졌나? 쳐 먹기만 해
아 사랑이 빠졌나? 거시기 먹기만 해
거시기도 사랑이거든
아주 진부한 사랑이거든
내 집은 네 명을 사랑했다고 하는데
아 그것도 사랑이었나? 응 그래 사랑이었어 나는 그 사람 대신 죽고 싶었는걸
목숨 아깝지 않아 대신 그 사람에게 목숨 줄 수 있었는걸
하며 말뿐이 나를 지나쳤지
실행을 하지는 않았어
말은 툭 하면 툭 하고 나와 쉽거든
그래도 진부하게 사랑하곤 했었어 앞으로도 그럴 거야
사랑이 밥 먹여주니? 아니 사랑은 밥 말아줘
나는 밥을 꾸적꾸적 짜내서 먹곤 하였지
아주 맛있었는데 배는 채울 수 없었어
가장 맛있는 다음에 항상 더럽게 맛없는 음식이 나오곤 하였거든
나는 다 토해냈어
나 토해내면 단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변한 건 긁힌 위장뿐이었지
하지만 후회는 안 해 맛있었을 때 맛없었을 때 나름 재미졌거든
잔잔하게 걸어가는 일상이 괴로워
너는 무슨 사건이 생겼으면 좋겠니? 라며 들었던 말이 있는데
그 때 그 때 달라, 했지만
은은한 기대감 왜 생겼을까?
나는 만족해 나는 집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거든
집을 찾고 있던 시절
찾는 거리 속 집들도
내 집들이었다고
서도호와
타블로와
내 가이아와
귀신과 얽혔던 기숙사와
유년이라는 단어 적기 싫은 천안 집과 지겨운 호두과자
큰 유리창 만발하는 갤러리와
푸른빛 새벽에 감탄했던 이태원집과
화려한 자국들 듬성듬성 찍어냈던 내 육신과
정말 달아나지 못했던 감정의 플리플리
다음에 또 가야지 싶었던
하지만 다시는 또 가지 않았던 여러 감각의 공간들
나는 순간이 달아나는 게 싫어 기억으로 담아
라고 말했던 내 말의 집들
그게 다 내 집이야
집의 모음이지
슬프지만도 않아
슬픈 건 진부해
지루해
그래도 웃으려 노력은 안 하지
웃으면 복이와요^^
복은 복슬복슬하게 오지
복-슬-복-슬
기로운 생활
은 지나갔고 나는 제멋대로 살아가지
이-기적인 마음
이-기주의
이-슬-이-슬
렁슬렁
지나치면 집이 오려나?
웃으면 집이와요^^
아주 크게 웃어본다
깔깔깔 하하하 호호호
집아 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