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아닌 마지막 아닌
은도짬뽕 앞에는 물음표, 자아를 잃은 것 마냥
자아가 뭐야? 나도 몰라 그냥 자아 자아 거리 길래 나도 자아라고 말하는 것 뿐. 중요하면서도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인 것처럼 잊고 살아도 되는 거란다.
아마 주제라는 것의 이름하에
마지막으로 쓰는 것이지만 중간에 끼워 넣을지 첫 번째에 끼워 넣을지 끼워 넣기 마련이지.
한 작가에게 텍스트와 이미지를 물었어. 아 작가인가? 나는 그냥 그 작자를 작가라고 부를래 그 용어가 더 거리감 있어 보여 좋거든.
이미지와 텍스트를 끼워 맞추곤 합니까?를 돌려 말하여 이미지와 텍스트에 대한 관계를 물었지 그는 둘 다 아니라고 하였어.
마치 글을 쓰다가 온점을 찍기 싫어 찍지 않는 것처럼
제 멋대로 할 수 있지만 남들이 그건 아니야 라고 소리치를 때 무시하는 것 마냥
이 년 전에 根에게 말했어 나는 제멋대로 그림을 그리는 중이라고
근은 왜 그림을 제멋대로 그리냐는 듯이 말하였지 그림마저 내 것으로 하지 말라고?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어.
로스코는 자신의 작품에 값어치를 매기는 것에 회의를 느꼈어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예술가들은 항상 비슷한 식으로 생각했지, 아 작품은 나다. 근데 왜 값어치를 매기냐. 나는 그것이 싫다. 작품은 나 자신이니까. 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는 건 아니었어. 하지만 나는 아직 내 그림에 만족이 안 되어 나 스스로가 그것을 불태워버리기도 하였지 아깝지 않았어 그것들은 아직 내가 아니거나 혹은 나 자신을 불태워 버리고 싶었을지도 몰라.
좋아 보이는 것? 아 나는 좋은 그림 그릴 거야 좋은 것 좋게 느껴지는 것.. 그게 뭔데? 하면서도 나 스스로도 남들을 평가를 하고 있었지
눈을 감고
아니 눈을 감고도
무엇이 보이는 듯한, 환영이 보이는 듯한 불안을 느낄 때마다 불안 불안 거리면서 무엇을 적곤 하였어 위로되는 글을 보며 말이야 아, 부질없다 부질없다 라는 생각도 안 하고 나의 꿈은 그냥 불안 탈피! 라면서 감정을 즐기곤 하였지.
매일 하는 생각은 똑같고 매일 쓰는 글마저 똑같았고 매일 읽는 책마저 똑같았지만 지겹지는 않았어 갈수록 새로운 감정들이 느껴졌거든 아주 새롭고 특별하지만 빠져버리면 너무 두려운 것들. 온갖 미사여구 비유적인 말들 다 뭉쳐가며 암호화 된 것들을 즐기곤 하였어. 아. 터무니없다 그냥 갈갈 거리며 살아야 겠다 라는 생각은 근래 들어 생겨난 거지. 모든 것들이 다 지겨워서 감정이 끼어들 틈이 없었어.
누군가는 나에게 행복에 관한 책을 선물해 주었어. 고마웠지 아주 많이.
나는 행복을 추구하지는 않아. 항상 그렇게 담담하게 말하듯. 스쳐지나가는 사람 보듯 그 책을 스쳐지나갔어. 하지만 나는 스쳐지나가는 것들에 대하여 최대한 자세히 보곤 했지. 아주 커다란 모순처럼.
온점이 너무 많아 거북해 앞으로는 빼야겠어
나는 새가 되었지 전속력으로 달려가다가 낮은 곳에 있는 전봇대에 부딪쳐 넘어졌어 땅으로 고꾸라지곤 존나 아프다 라는 말도 못 하고 껄껄껄 웃으며 울었어 거울을 보며
누굴 탓하지도 못했거든 전봇대에 부딪친 건 나고 전속력으로 달리지 않고 천천히 날아갔더라면 그리 크게 부딪칠 리도 없었거든
고꾸라져서 한 쪽 날개로 허덕였어 아 날아올라야지 중간 지점 말고 아주 높게 아무도 날 보지 못하게 아주 저 커다란 하늘을 먹어버릴 테다! 하면서 탐욕적인 것들을 붙잡으며
나는 계속 추락중이야 꽤 좋아 시원해 추락하면서 느껴지는 거는 아주 시원해 편하고 점점 내려가도 갈수록 끝이 없어 땅이라는 것도 없어
추락이 아니구나!
나는 아래로 날아가고 있는 중이야 下河下 시원하지
아래로 내려가다 사람들을 마주했어 그 사람들도 정처 없이 떠돌다가 나와 함께 내려가거나 아니면 있어 보인다고 소리치며 올라가는 사람들도 마주했어
나와 함께 아래로 내려가는 사람은 은도 짬뽕을 보며 그것의 물음표를 보며 자기 자신을 확신하지 못한다며 말하였지 나는 맞아! 나도 그래! 라고 말하였어
우리는 껴안았지 아니 내가 그 사람을 껴안고 막무가내로 키스하는 척 했고 그 사람은 당하는 척 했어 실상 서로 키스한 셈이지 만약 싫었더라면 내 뺨을 때리고 아래로 떨어지는 곳 중간의 경찰서를 가면 그만이었지
그 사람은 경찰서에 들르지 않았어 말은 이어졌고 나는 그 이음이 좋은데 무서웠어 우리말이야, 나는 우리가 무서웠어 한순간에 말라버린 파뿌리 같았거든
아주 생생하게 시들어버린 파뿌리 같았어 너무 급작스럽게 시들어서 언제 다시 살아날지 모르는 일이었거든 그건 참 무서워 그렇지 않아?
아 몰라, 하며 나는 그의 뺨을 무작위로 갈겨버리다가 뒤돌아서 바라보고 있는 중이야 아직도 생각나지만 솔직히 그리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사랑해야 하는 법을 잊었거든 실은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몰라
근데 웃긴 건 그 사람에 대한 글은 정말 적어 남들에 비하여 말이야
사실 많아
그런데 후추 뿌리듯 썼어 향을 내기 위하여 썼지만
사실 나는 후추를 좋아해 해장국을 먹을 때에도 후추탕을 만들어버리곤 하거든
그래서 그는 후추탕이 되었어 아주 칼칼하고 향이 많이 나
그래서 더욱 쓸쓸해지지 우린 암묵적으로 말하곤 하니까
그런데 너무 많은 티가 있으니 더욱 쓸쓸해지고 비참하지는 않아 나는 그 사람 눈만 바라봐도 좋았거든
앞뒤가 안 맞게 휘갈기듯 그를 휘갈겼지
아마 많은 상처를 받았을 지도 모르겠어 그 사람은 자아를 찾는 중이거든
나는 자아를 찾다가 포기했어 내가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아 몰라, 체념 하며 그냥 나를 놔줬어 그렇게 놔주려 한 의도는 아니지만 그냥 순간적으로 나를 놓았지
나는 그냥 나에게서 머물다 간 사람들에 관하여 생각하곤 하였어 여러 비유를 다 써가며 흙탕물이 되어도 좋다 좋다 하며 막무가내로 쓰곤 하였어
누군가를 분해해버리는 건 참 쉬워
판단이라고 하지
그 사람은 그럴 것 같다 하며 말이야
가끔 그것을 입밖으로 내던져 버리면 더러운 기분이 들어
니가 뭔데 나를 판단해! 라는 문장이 떠오르거든
그래서 끼적이곤 하는데 그것 또한 웃겨
모르겠어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도 그냥 쓸래
지금 바로 죽어버려도 물속에 빠져서 모든 물 다 마셔가며 허덕거려도
갈증 해소 한 답 시고 그냥 물속에 빠져서 죽어가며
그 순간이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적을래
정말 마지막이 아닌 것 마냥 여기며
물속에서 그냥 여럿을 적고 허영을 즐기며
나를 찾아가는 척하며 나를 찾아줘! 라며 내 안에서 소리 지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