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피렌체

by hari

이곳에서 만난 분과 대화를 했다. 반짝이는 야경 속에서 반짝이는 별과 함께


만약 자신이 내 나이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러지 않겠다고 하셨다. 사실 내 나이는 가장 젊기도 하고 어쩌면 혼돈의 시기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느껴졌다. 어리숙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능숙하지도 않는 시기일 수도 있겠다.


삼일 간 거의 한국어를 하지 않았고, 내가 흔들리다기 보다는 정말로 지독한 수행을 하고 있구나 느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만 사실 이것이 그저 그 사람에 대한 로망일 수도 있거나 혹은 미련같이 느껴지기도 해서 그 감정을 유보중이다. 현명하지 않은 행동과 대처와 감정을 길들이고싶지가 않다.


일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무기력할 수도 있는 시기여서 더욱 깨어있으려고 노력중이다. 그래서 미래에 대하여 기대를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오직 현재만이 살아있다. 그리고 그 느낌을느끼려고 매일 명상하고 걷고 그림을 그린다. 완전히 행복하다는 느낌보다는 평화롭고 나 스스로가 어떠한 균형을 잘 잡으려고 노력중이구나 느껴진다. 그래서 꽤 대견하다. 그리고 조금 더 부지런해지고 싶고 조금 더 비우고 싶다. 사랑할 수 있는 공간과 사랑할 사람, 그리고 사랑하는 일을 하고싶다.


요즘에 많이 안 나가다가 오랜만에 피렌체의 야경을 보니, 내가 괜한 것들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 순간이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쓸데 없는 것들로 절대 채우고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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