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수 일기
우울했다. 어제고 오늘이고 펑펑울었고 악몽도 꿨다.
오늘 요가 또 가야지 하고 못갔다.
가끔 그런날도 있는거지뭐.
내일 가자. 내일도 못가면 그 다음날에 하면 돼.
잡지의 이름을 정했다. <SAFE>
vol.01의 컨셉은 페르소나 : 다양한 나다.
두번째 호가 올지는 미지수다.
대주제는 아직도 고민중인데. <안전기지가 나를 구할 수 있을까?>로 좁혀가고 있다.
일단은 이걸로 정하고 세부 목차를 짜보기로 했다.
필요하면 수정하면 되니까.
잡지에 대한 이야기를 모으면서 생각이 든건데
인생은 작은 실험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종종 도전이라고 표현하는 것들 말이다.
실험을 위해서는 돈도 필요하고 환경도 필요하다.
실험에는 많은 세부 조건들이 있다. 그리고 그 주제를 정하는 것도 나다.
보통의 실험은 대게 실패한다.
성공으로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실험을 잘 기록하고 실패 원인을 발견한다.
속상하지만 냉철하게 조건을 잘 바꿀 수 있다.
건강한 사람들은 실험과 자신을 동일시 하지 않는다.
자기가 그것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실험이 실패한다고 낙담하더라도 자신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과 성을 다하되 과몰입 하지 않는다.
우리는 대부분 실험이 실패하면 내가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실험이 성공하면 내가 대단한 연구자가 되어있다고 착각한다.
그것은 그저 작은 실험일 뿐이다. 성공과 실패는 다음 실험을 위한 초석이 될 뿐이다.
어떤 것이 더 유의미한 결과인지는 실험의 목적,보정값,성공의범주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성공했지만 다음 실험을 위한 자료로써 필요 없을 수도 있고
실패했지만 더 유의미한 자료로 사용될 생각에 의욕 넘칠 수도 있다.
우리는 그걸 삶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로 표현하는 것 같다.
연구자는 퇴근을 한다.
삶은 실험실 안에 있지 않고 밖에 있다.
나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열과 성을 다해 실험을 마치고,
그 실험실에서 나와서 집에 돌아가서 밥을 먹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