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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맘 Aug 22. 2024

오남매네 휴가 1

드디어 오남매가 만났다!

우리는 강진에 농촌유학을 온 이후 첫 방학을 맞이했다.

학교 안의 팽나무는 여름이 깊어질수록  짙은 초록빛을 내고, 매미들의 합창 소리는 더위를 식혀주는 바람처럼 시원하게 들린다.


삼 남매가  다니고 있는 팽나무 학교는 여름방학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뮤지컬, 영어캠프, 골프교실, 계절학기 프로그램, 드론, 음악놀이, 그리고 전 학년이 참여할 수 있는 돌봄 교실도 운영한다.

방학은 했지만 아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돌봄 교실에 가고  4시 반에 하교를 다.


"엄마! 방학했는데 방학한 것 같지 않아요~매일 학교에 가니까요"

"엄마는 너희들이 학교에서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은데?"

우리 가정은 여름방학을 하면  서울집에 올라가기로 했던 계획을 학교 일정에 맞추어 변경하였다.


강진에 농촌 유학을 와서 좋았던 점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배움의  기회'가 많다는 점이다.

즉, 다양한 특색 활동이 많다.

이뿐만 아니라  팽나무 학교는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돌봄 운영을 하고 있고 요일별로 진행되는 방과 후 수업, 체험학습비용 모두 무료라는 점  또한  놀랍다. 그리고  학급당 학생수가 적어서 선생님의 세심한 관심과 지도, 질 높은 교육을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시골은 아이들 키우기에  좋은 곳이다.




8월 어느 날, 서울에 있는 큰  아이들이 휴가를 보내기 위해 아빠와 함께 강진에 내려왔다. 엄마 없이 한 학기를 씩씩하게 잘 보내준 아이들이 고맙고 기특했다. 우리는 휴가 첫날에 큰 아이들과 강진을 둘러보기로 계획했고, 둘째 날은  오남매와 함께 진도와 해남을 둘러보기로 했다. 아이들과  강진에서 유명한 맛집을 방문해  함께 식사를 하고  백련사라는 절을 다녀왔다.

그날, 날씨는 무척 더웠지만 백련사로 올라가는  숲길은 아름다웠다.

동백꽃길로도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니 동백꽃이 피었을 때 꼭 방문해 보고 싶다.

마침 배롱나무(백일홍 나무)가 예쁘게 꽃을 피웠다.

배롱나무 앞에서 아름다운 추억도 남겨본다.

다음 코스는 강진만의 유일한 유인도인 가우도로 이동을 했다. 아이들은 모노레일을 타고 청자모양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서 라인을 타고  내려왔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아~~~ 악' 소리는  바다로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듯한  시원한 소리였다.



남편과 나는 첫날  휴가 일정을 여유롭게 보내기로 계획했기 때문에 가우도를 다녀온   더위도 식힐 겸 학교   카페에서 삼 남매를 기다리기로 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귀가하는 모습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느끼며 첫째, 둘째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니 감회가 새롭다.


마침  창문 너머로 아이들이 하나, 둘씩  학교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어~! 저기 0 0이보인다."

아이들은 동생을 보자마자  반가운 나머지 동생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뜻하지 않았던, 팽나무 아래에서 아름다운 재회가 이루어졌다.


첫째, 둘째는 동생들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동생들이 많이 그리웠나 보다. 함께 있을 때는 몰랐던 가족의 소중함을 아이들은 느끼고 있었다.

엄마가 시골에 내려와 있는 동안  큰 아이들은 서울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게 었고, 남매 사이는 더욱더 돈독해졌다. 또 가족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도 생겼다.

시골에 있는 삼 남매 또한 서울에  있는 가족들을 그리워하곤 한다.


우리 가정은  농촌 유학이라는 기회를 통해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골생활을 통해 아이들은 매일 자연과 벗하며 아름다움을 느끼며 정서적인 풍요를 누릴 수 있었다.

또 아이들은 다양한 배움을 통해 재능을 찾는 기회를 갖고 있으며,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가족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다.

나 역시 도시에서 분주했던 삶을 떠나서 온전한 '쉼'을 누리며 , 오남매의 엄마가 아닌 온전한 '나'를 찾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짧지만은 않은, 그렇다고 길지만은 않은,

리는 예정된 1년간의 기간 중  1학기를  마쳤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반년의 시간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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