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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맘 Nov 14. 2024

곽튜브가 학교에 왔다.

지난 8월, 팽나무 학교에 특별한 일이 있었다.

S 방송국에서 팔도주무관이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하는데 농촌유학 가정과  팽나무 학교를 촬영한다는 소식이었다. 팽나무 학교는 전교생이 21명인데  6학년 안타깝게도 학생수가 1명이다.

이런 이유로 곽튜브가 학교를 방문해서 6학년 학생과 함께 촬영 한다고 했다. 또 팽나무 학교는 강진에서 농촌 유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로 농촌유학가정도 촬영한다고 했다. 가정 학교를 통해  인터뷰 요청 안내받았지만  부끄럼이 많았던 나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리고 아담하면서 예쁜 집에 거주하는 학가정이 만원 주택 촬영게 됐다는 소식 들었다.




"엄마! 곽튜브가 우리 학교에 온대요."

"곽튜브 많이 들어봤는데?"

"지난번에 할머니집에서 함께 티브이 봤을 때 나온 사람이요~전현무 아저씨랑 나왔잖아요!"

"아~맞다. 그때 그 프로그램? 곽튜브는 얼굴 동글동글하신 분이지?"

"맞아요~그분이 우리 학교에 오셔서 촬영한대요."

"와~정말 좋겠다. 팽나무 학교에 다니니까 유명한 사람도 찾아오고 너무 신기하다. 그런데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촬영할 수 있을까?"

사실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던 날은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무더운 날씨였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반갑게 들려왔던 촬영 소식은 어느덧 아이들 기억에서 사라져 갔고 아이들은 여름방학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가장 바쁜 여름방학을 보냈다.


아이들 기억에서 촬영소식이 잊힐 무렵,  튜브가 촬영하러 학교에 왔다. 이들은 기대감에  한껏 들떠있었다. 나는 궁금한 마음에 떡집 문을 열고 학교를 보니 평소에 보이지 않던 여러 대의 차량과  팽나무  주변에 있는 낯선 사람들 그리고 촬영 장비가 보였다. 하늘을 열심히  날고  있는 드론도 보인다. 학교를 촬영하는 중이었다.

붕붕붕~ 조용했던 시골 학교가 낯선 손님들로 활기가 가득 찼다. 그날 아침 나는 생태교육을 갈 생각에 마음이 주했다. 강진만 생태공원으로 생태해설을 배우러 가는 날이었기 때문에 활동하기 가장 편한 시원한 옷을 꺼내 입고 서둘러 다녀왔다. 그리고 소와 다름없이 우리는 생태교육을 받고 학교 안에 있는 팽나무에 모였다. 쉼터인 팽나무에서 우리는 무더위로 지친 몸과 마음을 기대었다.

"오늘 곽튜브 학교에 와서 촬영한다는데 아이들한테 소식 들었지요? 아침에 보니깐  낯선 사람들도 보이고 촬영  장비도 보이더라고요. 지금 학교에서 촬영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러게요~ 저도 궁금하네요."

"그런데 학교 안에서 촬영하나 봐요. 학교가 정말 조용해요."


생태교육을 받았던 엄마들과 팽나무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저기 멀리서 한 두 명씩 사람들이 나오고 팽나무 주변으로 촬영장비가 배치됐다. 그러더니 아이들이 말했던 곽튜브와 6학년 00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다행히 우리는 팽나무 아래에서 촬영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 방송촬영을 지켜보는 건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었다. 00은  똑 부러진 아이였고 촬영 또한 곽튜브와 함께 자연스럽게  진행했다. 곽튜브와 00가 축구하는 장면, 팽나무 의자에 누워서 하늘을 보는 장면은 꽤나 낭만적이었다. 우리가 보는 토막 장면들이 어떤 내용으로 방송될까 무척 궁금한 마음에 나는 촬영장면을 유심히 보았다. 촬영이 끝나고 00과 곽튜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촬영이 다 끝난 것 같은데요~ 우리 사진 좀 찍어 달라고 요청해 볼까요?"

우리 곽튜브를 촬영을 하고 있는 감독분께 촬영끝났는지, 또 곽튜브와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여쭤보았다. 감사하게도 사진 촬영 허락을 받았다! 때마침 아이들도 돌봄 교실로 이동을 하다가 곽튜브를 보고  팽나무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곽튜브는 아이들학부모들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넸고 우리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곽튜브 주변으로 모여든 아이들과 함께 기념촬영도 해주었다.

하나, 둘, 셋 찰칵! 이 모든 순간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를...

아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나의 우려와는 달리 삼남매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4시 반이 되자 아이들이 하교를 하기 시작했다. 여느 때처럼  팽나무에 모인 엄마들과 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 앞쪽에 있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카메라 옆에 서있던 분이 불쑥 우리를 향해  질문을 했다. "농촌유학 오니까 어때요?"

"너~무 좋죠!"

나도 모르게 진짜 속마음이 튀어나왔다.

진짜 좋은 걸 어떡하나.

내 옆에 있던 어머니와 나의 답변이 끝나자 작가님이 우리에게 스~윽 오더니 내 이름과 자녀 이름을 물어보았다. '설마 방송에 나오진 않겠지...' 사실 촬영을 많이 해도 편집이 많이 된다는 이야기를 변에서 들었기 때문에 나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아이들은 곽튜브와 찍었던 촬영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뮤지컬 시간에 곽튜브가 와서 함께 수업을 했다는 것, 그리고 인터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방송국에서 팽나무 학교를 촬영했던 건 아이들에게 무척 신났던 사건 아니었을까? 삼남매는 방송에 나온다는 사실에 한껏 들떠있었고 서울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곽튜브 사인을 받았다는 것과 촬영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삼남매는 읍에 있는 체육관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는데, 수영 선생님에게까지 촬영소식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렇게 유명인과의 촬영은 여러 사람과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었다. 예상치 못했던 연결고리는 방송 후에도 일어났다.


조용했던 강진 시골 마을, 시골 학교에서 진행됐던 이틀간의 촬영은 팽나무 학교 아이들에게  재미있었던 도전이자 신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엉겁결에 인터뷰했던 나 역시...


"엄마! 농촌 유학 와서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날마다 재미있는 것을 배우고 체험해서 학교 가는 게 정말 좋아요!" 넷째가 나에게 던지듯 했던 말이다.


우리는 팽나무 학교에서 매일 새로운 배움,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있다. 그날은 조금 더 특별했기 때문에 추억 도장 하나 더 찍어본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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