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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맘 Nov 21. 2024

드디어 방송 날이 되었다.

지인 세 통의 전화

무더웠던 여름, s 방송국에서 나무 학교를 촬영했 예정된 방송날짜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아지는 인터넷 기사를 통해  방송날짜를 확인했고, 이들의 기대감은 점점 높아만 갔다. 기사 내용은 곽튜브 강진의 주무관이 되어서 우리 학교를 방문한다는 내용이었다. 삼 남매는 학교를 촬영한 장면이 어떻게 방송으로 나오는지  궁금해했고 , 전교회장이자 6학년이 한 명인 00을 촬영한 내용을 무척 보고 싶어 했다.


어느 날, 서울에서 사는 지인이 나에게 영상 하나를 보내주었다. 우리가 기다렸던 방송 예고편을 보내준 것이다. 예고편에는 곽튜브가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과 뮤지컬 수업을 하는 장면이었다.

"00 엄마! 영상 보내줘서 고마워요! 우리 학교 촬영했다고 이야기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인터넷 뉴스 보고 알았죠! 5호가 웃고 있는 장면이  예고로 나오던데요?"

"와~진짜요?"

"설마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방송된다고는 알았는데 예고편이 나온 줄은 몰랐어요. 소식 전해줘서 고마워요."

인터넷 기사를 보고 가까운 지인에게 첫 번째로 연락이 왔다. 방송의 힘이 대단다.




드디어 기다리던 방송날이 되었다. 마침 남편도 강진에 내려와 있어서 우리는 함께 방송을 보기로 했다. 사실 우리 집에 티브이는 있지만 무늬만 티브이였다. 티브이 신청이 안되어 있어서 우리는 노트북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기로 했다. 작은 노트북을 이용해  다섯 명이 다 함께 봐야 했기 때문에 제일 먼저 이불을 높이 쌓고 그 위에 노트북을 올렸다. 반원형태의 대형으로 우리는 노트북을 바라봤다.

"와! 시작했다!"

아이들은 노트북이 뚫어질세라 화면보고 있었다. 강진을 비롯해 양 등 다른 군도 방송에 나왔고 첫 방송은 강진의 내용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그리고 드디어 곽튜브가 학교를 방문해서 아이들과 함께 뮤지컬 수업을 하는 장면도 나왔다. 삼 남매는 자신의 모습이 방송에 나오는 것이 쑥스러우면서도 신기한지 아이들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깔깔대며 웃기 바빴다. 뮤지컬 수업은 팽나무 학모들도 참관했던 수업이었다. 우리가 경험했던 그때처럼 아이들이 즐겁게 수업하는 장면이 나왔다. 4호 5호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는 3호가 곽튜브와 뮤지컬 대사를 나누는 장면까지...

화면에 비친 아이들의 모습은 긴장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곽튜브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4호,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담겨있어서 흐뭇하게 방송을 다. 하지만 내가 놀랐던 장면은 또 다른 장면이었다. 팽나무에서 엄마들과 모여서 담소를 나누었던 장면, 피디님이 질문하고 짧게 답변했던 장면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순간 온몸이 오그라들었다. 당연히 편집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장면이 방송에 나오니 그 당혹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농촌유학 오니까 어때요?"

"너무 좋죠!"

"저는 아이들 정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시골 환경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이곳에서 풍부한 정서와 다양한 감성을 기를 수 있어요!" '내 모습이 저런 모습이구나...' 방송에 나올 줄 알았더라면 옷도, 머리도 다시 한번 묶고 신경 좀 썼을 텐데... 생태교육을 다녀온 후 팽나무에서 쉬고 있었던 나는 흐드러진 머리도, 옷매무새를 다듬을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그 장면이 방송에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짧은 인터뷰 또한...

팔도 주무관 방송 캡쳐본


https://youtu.be/jrWxwN5i-Bs?si=LibaTdm4S8F9XfgX

곽튜브가 뮤지컬 수업에 참여하는 장면


다음 장면은 유학생들 인터뷰가 나왔다. 우리 집 3호도 다른 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있었다.

"어디에서 농촌 유학 왔어요?"

"서울에서요"

"농촌유학 오니까 어때요?"

"모든 것이 다 좋아요." 

"서울에서는 말 타는 것이나 숲체험은 상상도 할 수 없는데 이곳에서는 학교에 말이 와서 무료로 탈 수 있어요." 도시에서는 무엇을 하든 일정한 비용을 내고 체험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전액무상인 체험활동비는 아이들에게도 놀랍기만 했던 것 같다. 평소에 말수가 적고 사춘기에 접어든 딸이 농촌유학에 관한 질문을 하자 아이가 담고 있었던 생각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우리 집 3호가 이렇게 편안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놀라웠다. '내 아이에게 이런 모습이 있구나...' 남편과 나, 그리도 동생들 누나의 인터뷰를 보며  감탄하 때로는 그 모습을 따라하며 티브이를 바라봤다.


티브이라는 네모난 공간에 출연한 아이들의 모습을 온 족이 함께 모여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삼 남매는 때로는 얼굴을 가리며 보기도 했만 본인들의 모습이 나오는 장면을 보며 꽤나 흐뭇해했다. 1시간 넘게 방영했던 방송순식간에 지나갔. 아이들은 다음 편을 기대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다음 방송을 기대했다. 곽튜브가 다이후에도 학교에 새로운 소식들이 전해졌다. 차범근 감독도 팽나무를 방문했다는 놀라운 소식. 그리고 떡집에는 유명인의 싸인 두 개가 생겼다. 곽튜브 싸인과 차범근 감독의 싸인.




방송 후 대학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그 친구는 방송장면을 사진 찍어서 보내주었다.

"티브이 돌리다가 왠지 많이 본 곳이다 싶었는데 너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네. 아이들이 신나는 경험을 많이 해보는구나." 대학동기였던 친구는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작년에 연락이 닿았던 친구다. 강진에 친적집에 있어서 얼마 전 이곳에 방문을 했고, 팽나무 학교에서 만났던 인연이 있다. 그 친구가 우연히 방송을 보고 연락을 준 것이다. 두 번째로 방송의  힘을 느 순간이었다.


그리고 방송 보고 난 며칠 후, 또 다른 지인에게 연락이 다. 지인은 셋째 같은 유치원에 다녔던 학부모로 우리가 이사를 하게 되면서 몇 년 동안 연락이 끊겼었다.

"00 엄마! 나 00이 엄마예요~ 기억하죠?"

"어머나~ 웬일이에요~잘 지내시죠? 얼마만이에요?"

"내가 카톡을 간혹 보긴 했었는데... 내가 오늘 유튜브를 보다가 00 이가 나와서 깜짝 놀랐지 뭐예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이 맞지요?"

"맞아요! 생각하신 대로 저희 농촌유학 왔어요! 방송 보셨군요!"

"이야~ 대단해요! 농촌유학까지 가고..."

"아휴~대단하기는요! 연락 줘서 정말 고마워요!"

"진짜 농촌유학 가기를 정말 잘했어요!"

"응원해 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나에게  농촌유학 가기를 잘했다며 격려해 주었다. 그녀의 힘 있는 목소리와 응원은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학교로 찾아왔던 s 방송국의 촬영은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했던 시골 마을에 활력을 주었다.

방송을 보며 느꼈던 점은 작은 학교의 일상이 그대로 잘 표현되었다는 것, 과장되지도 않으며, 순수한 모습으로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담있었다는 점이다. 아이들에 기대감과 설렘이 있는 학교  그리고  팽나무한 폭의 그림처럼 담겼다. 동화  한 장면 같은  팽나무 학교가  참 아름답다.


방송 이곳과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었고, 나와 지인과의 연결고리를 이어주었다.

그리고 팽나무 학교 아이들은 특별한 추억을 아로새겼다.



https://youtu.be/FuqQ7etVylI?si=gfd9rzQN8bpC

팔도주무관 1부 요약 중 팽나무 학교 이야기는 9분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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