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열정을 위한 냉정의 시간

열정적인 하루를 위한 냉정한 취침시간

by 마더꽉


* 제목은 소설을 연상시킬 수 있으나, 해당 소설과는 무관한 글입니다. 사실 제목을 떠올렸을 때 제가 생각나서 먼저 하는 이야기입니다.







image.png?type=w1 나노 바나나를 활용한 ai 이미지입니다.


새벽 6시 20분, 자연스럽게 눈이 떠진다. 아니 새벽이 맞는가? 이른 아침이라고 해야될까? 사전을 확인해보면 새벽은 먼동이 트려 할 무렵, 아침은 날이 샐 무렵부터 오전의 중간쯤까지의 동안. 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아침과 새벽은 숫자가 아닌 상황에 대한 명사이므로, 한겨울인 지금은 새벽, 여름에는 아침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날이 새다, 라고 표현했을때 '새다'는 날이 밝아 오다는 뜻이다. 집에서는 밝아오는 날을 느끼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므로 그래, 지금은 새벽이라고 이야기를 해보겠다.


(첫 문단이 길었다.) 시계를 보기 전 깜깜한 어둠속에서 판단했다. 아직은 포근한 이불 속에서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는 이유는 지금 박차고 일어나면 정신이 온전할 것인가 판단하기 위해서다. 오늘은 하루종일 아이들과 보낼 긴 외출이 예정 돼 있고, 그 이전에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 두어 번 눈을 깜빡거리고 지금 일어나면 되겠다는 몸의 감각을 믿어본다. 이러한 감각은 나를 배신해본 적 없으므로.


역시나 일어나서 세수를 하면 평소보다 떠오르는 것들이 많다. 그것은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한 아이디어일 수도, 어제 하루를 갈무리하는 생각일 수 있다. 행동은 있었지만, 더 (나아가도)해도 될까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불순물처럼 결정을 방해하고 있던 것들이 걷혔다. 깨끗하고 맑은 명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다. 이 시간에 일어난 나는 낮에는 대부분 흐린 상태와 다르게 명징하다.


알람 없이 자연스럽게 눈을 뜨는 새벽(혹은 아침)은 늘 이렇다. 심사숙고하지 않아도 내가 갈 길이 명확하게 보이고, 어떤 것이 적합한지 스스로 알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자연스럽다, 그렇다 자연이다. 밤 9시쯤에 잠들고 일어나서 동이 트기도 전, 혹은 어슴푸레 밝아지는 하늘의 색을 보면서 일어나는 것은 내 몸의 흐름에 맞는 것이다. 이 루틴은 꽤 오랫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이었고, 지금도 그렇게 해야되는데.. 중얼거리던 것이기도 하다.


오늘 떠오른 생각대로라면 냉정과 열정사이 중 열정을 위한 냉정한 시간이 되는 것이다. 늦어도 밤 9시에 취침하는 것, 이후에 내 몸에 맞춰서 3시부터 6시 반 사이 언제든 일어나서 고요한 시간을 활용하는 것.


열정이라는 것을 이유로 잠을 줄여가며 무언가를 했던 날도 있지만, 그것은 책임질 무언가의 존재가 없었을 때의 일이다. 점점 작아지는 불씨가 더 사그라들기 전 숨어있는 열정을 위해서, 그를 위한 에너지를 냉정하게 챙길 시간이다.


타인을 위해 쉽게 해석하자면 모닝 미라클의 정석은 '잘 자고나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실천하라는 것이다. 나를 보존하면서 나아갈 수 있는 길의 정답은 곳곳에 널려있다. 첫번째, 잠과 컨디션을 챙기고 맑게 판단하기. 둘째, 깨어 있는 시간에는 최선을 다해서 움직일 것. 셋째, 가족을 사랑하고 위할 것.


이제 7시가 넘었다. 이제 곧 고요한 집에서 익숙한 소리가 나타날 차례다.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면서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내 작업실로 들어오면서 엄마 안아줘~ 온 몸으로 사람에 대한 에너지를 받고 싶은 둘째는, 토닥토닥 해주면 다시 거실에 있는 빈백에 털썩 누워서 아침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할 것이다. 밤새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부터 후다닥 가는 발걸음 소리를 내는 첫째가 먼저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아이든 배고프다고 칭얼대겠지. 우리 엄마는 내가 일어나면 늘 압력밥솥에서 밥 짓는 냄새를 풍기곤 했었다. 탁탁탁 도마에서 무언가를 써는 소리가 기상 알람일 때도 있었다. 이렇게 흐름대로 글을 적어보다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엄마는 아침부터 밥 해주는 따뜻한 가정 속의 엄마라는 것을 깨닫고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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