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나의 일상 루틴 (ft. 3가지)

중국 어학연수를 겸비한

by 박윤


요즘은 정보 과잉의 시대이다.

잠깐 한국에서 6개월 살면서 느낀 건 생각 이상으로 사람들은 컨텐츠에 중독되있는 느낌이었다.

모두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잘 누리려면, 자기만의 루틴이 있는게 좋다.


루틴이나 규칙은 중요하다.


누구는 아무것도 없을때 완벽한 자유가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그건 창작을 안해본 제3자의 생각 아닐까 싶다. 유명한 화가나 예술가들은 항상 자신의 규칙이 있다. 20세기 가장 유명한 작곡가 중 한 명인 Igor Stravinsky 는 자신의 책에 ' The more constraints one imposes, the more one frees oneself.' 라고 썼다.



우선 가장 중요한건, 내 몸 시간대 알기.



난 8시간 정도를 잔다.


난 아침시간이 중요하다. 고요한 아침이 날 차분하고 평안하게 만든다. 원래는 아침을 아예 안 먹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항상 과일과 꿀물 그리고 요거트시리얼을 먹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남편이 항상 준비를 해준다.)


그리고 오후 시간에 난 집중을 못한다. 생산적으로 활용을 못한다. 아예.


그래서 유럽에 혼자 살 때도 아침엔 일어나서 방과 거실에서 탁 트인 하늘을 보며 내 시간을 가졌고 점심을 먹고 씻고 바로 오후에 나갔다. 몸을 움직여서 고요함에서 약간의 시끄러움으로 이동했다. 오후에도 고요함 속에 있으면 늘어지고 재밌는 영상들을 찾아보고 오후를 통으로 날리는게 많았다.


저녁 먹은 후에는 또 집중이 잘된다. 좋아하는 달이 뜨는 시간이니 다시 차분하게 집중하는 힘이 난다.


남편이 올해까지 중국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결혼하고 바로 중국으로 잠시 오게 되었다. 머무르는 동안 하얼빈공대에서 중국어 어학연수를 듣게 되었고 운 좋게도 수업은 오후 시간대였다.


겨우 한달 배우고 B 반으로 올라갔는데 아침이었으면 아마 벌써 나가 떨어졌을거다.

현재 시간표는 13:45-17:15 로 나의 하루 중심을 잡아준다.






나의 일상루틴에는 3가지 축이 있다.


(1) 나 챙기기 (2) 언어공부 (3) 내 작업




나 챙기기 :


매일 글을 쓴다. 벌써 4-5권이 생겼다. 나라를 이동하면서도 항상 챙기고 다녔던 내 보물.


기도하기. 큐티하기. 최근엔 성경을 5장씩 읽고 있다. 기록하기. 드로잉하기. 운동하기. 책 읽기 ( 언어별로 읽고 싶은 종이책들을 가져왔는데 크레마에 요즘 손이 안간다..). 밖에 나가기. 돌아다니기.. 음 목적없이? 나를 위해 하는 모든 것들을 말한다. 삶의 축 !



언어공부 :


중국어, 영어, 불어.


중국어는 그냥 애기다. 내 주변엔 중국어 능력자가 많다. 친구가 중국어는 어휘싸움이라고 해서 일단 많이 보고 외우려고 교과서 한개를 더 샀다. hellochinese & pleco 앱 추천한다.


영어는 외국인 친구들이 있으니 대화는 계속 하지만 고급어휘,숙어가 너무 약해서 마침 폰에 시원스쿨 앱이 있길래 여기로 휙휙 보고 있다. 영어 책을 읽는다. (브루노 무나리 책은 아직도 못 끝냈다....) 헬로톡에서 만난 미국친구와도 종종 언어교환을 한다. 남편이랑도 가끔 영어로 대화한다. 필리핀 선교사님이 주신 결혼나눔책도 영어라서 일주일에 한번은 영어로 나눔한다.


불어는 팟캐스틀 많이 듣고 뉴스 라디오나 가끔은 유튭 예능을 본다. preply 로 1-2주에 한번씩 회화수업을 듣고 책을 본다. 프랑스를 떠나보니까 다른 나라 사람들하고도 불어로 소통하는게 신기하지만 그래도 스페인어 만큼의 거대한 힘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거기서 대학졸업도 하고 꽤 살았는데 실력이 퇴화하는건 용납할 수 없으니 매일 하고 있다. 신기한건 거기에 있을때는 애정이 없었는데 나와보니까 애정이 생기고 더 재밌어졌다.


마침 연구실 친구가 프랑스알제리 사람이라 영어도 하고 불어도 하고 있다.


토욜저녁에는 영어불어토론?스터디가 있는데 저녁7-9시라 매번 참여가 쉽지는 않다.



내 작업 :


작업노트를 시작했다. ( 근데 잘 안된다.. 다른거에 밀린다. 진짜 중요한건데 )


파고 싶은 작가들을 쭉 적고 작가들 공부하기. 실제로 보자르1학년때 내가 아는것이 없어서 시작했던 건데, 그러다가 개념예술을 만났고 내가 지금까지 사랑하는 분야가 되었다. 개념예술, 언어, 이미지, 언어학, 사회학, 어린아이의 세계, 본질, 드로잉 등등.


SNS는 내 작업 놀이터처럼 여러개 올리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드로잉 스타일로 세계관을 조금 잡았고 기호드로잉,수학드로잉 같이 실험적으로 뭔가 만들어내고 있다. 영상이나 이미지를 만들면서 오 이거 좋다! 하는 나의 시선을 다시 느끼고 있다. 인플루언서는 되고 싶지 않고 이걸 통해서 돈을 많이 버는것도 관심 없다. 그냥 몇번 올리다 보니 난 왜 올리는걸까? 굳이? 를 질문하게 되었는데 결국엔 sns 회사 입장에서는 사람들의 시간을 사고 있는 거니까. 당연히 '많이 만들고 올리세요' 를 매력적인 후킹으로 우리를 현혹시키는것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난 나에게 필요한 정도만 참여하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걸 소비하고 보고 스크롤 하는 걸 la culture vide, 공허한 문화 라고 부른다. 오해하지말길, 프랑스 젊은이들 틱톡 엄청 많이 본다. ) 내 삶에서 중요한 시간과 가치들을 교묘하게 빼앗기고 싶지 않다. 항상 달콤한 포장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들을 경계해야지.



요즘 하루 일과를 공유하자면,


알람 없이 보통 8:40쯤 눈을 뜬다.

엊그저께 연속 이틀 아침 러닝을 했다. 9:00-9:20


자연광을 사랑한다. 암막커튼을 사랑한다.

아침엔 전등 빛이 아닌 큰 창문에서 오는 빛으로 잠을 깬다. 커튼을 칠때 기분이 좋다.


9:30에 책상에 앉는다.

몇주는 적응한다고 규칙없이 살다보니 아침이 너무 늘어져서 우리끼리의 규칙을 세웠다.


아침을 조금 먹는다.

오빠와 30분 매일성경 QT 를 한다.


밥을 집에서 시켜먹거나 밖에서 먹거나 12시쯤엔 나간다.

( 중국엔 음식도 많고 가격도 진짜 저렴한데 너무 맛있어서 음식 메뉴 생각하는것 만으로도 설렌다. 왜 한번에 한끼만 먹을 수 있는가 슬플정도다.. )


밥 먹고 음료 마시는 습관이 없었는데 작년에 한국에 있는동안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없앴다. 너 원래 물 마시자나 왜 그래~ 왜 서울 물 들었냐 하면서 스스로를 혼내줬다.


그치만 중국의 뤠이싱 커피랑 헤이티는 맛있어서.. 일주일에 두번은 점심 식사 이후에만 마셔준다.


수업은 13:45-17:15까지 4타임이다. 40분씩 수업 10분 쉬는시간.

SNS에 작업을 올리려고 깔았는데 5-10분 습관처럼 구경하는걸 보고 그러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그래서 쉬는시간에는 배운걸 다시 보거나, 한자 쓰거나, 불어*영어 단어 외우거나, 팟캐스트 들으며 따뜻한 무료 물 뜨러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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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프면 17:30에 오빠를 만나 밥을 먹는다. ( 가끔은 친구들 껴서 )

아니면 옆 공간에 쉬고 공부하다가 19시에 밥을 먹는다.


이후에는 연구실 / 도서관으로 이동해서 난 3-40분 쉰다. 22:30까지 공부하다가 집을 간다.


집에 가서 각자 20분 정도 쉰다. ( 가끔은 게을러지고 40분 이상 유튜브를 본다 ) 그리고 운 좋으면 요가매트를 깔고 한혜진 15분 유산소 운동을 한다.


샤워를 하고 남편과 대화를 하며 놀다가 (나의 재롱잔치가 대부분이지만) 함께 침대에 눕는다.


감사한것 3가지를 말하고 같이 기도하고 잔다. 요즘엔 이게 00:30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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