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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관 Oct 16. 2023

생생한 평양, 금강산 여행 체험기 11

원산 동명려관, 보통문거리 고기상점, 류경관, 평양 고려호텔

생생한 평양, 금강산 여행 체험기 11


< 원산 동명려관, 보통문거리 고기상점, 류경관, 평양 고려호텔 - 10월 13일 >


금강산 관광을 마치고 오후 5시 30분에 숙소인 원산 동명려관을 향해 출발했다. 곧 날이 저물고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밤길을 힘겹게 달려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원산에 도착했다.


먼저 숙소에 체크인하고 방에 짐을 두고 숙소건물 8층에 있는 동명식당으로 갔다. 우레기탕과 조개구이등을 시켜 저녁식사를 하면서 안내원 동무와 대화를 하다가 문득 북한에선 주택분배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다양한 살림집을 무슨 기준으로 배분하냐고 질문을 했었는데 몇 번 대답하다가 "그냥 무상으로 분배해 주는구나 생각하고 너무 자세히 알려고 하지 마사라우"라고 핀잔을 주어 갑분싸 했다. 그래서 안내원은 우리가 북한 사회시스템에 대해 상세히 묻는 것을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저녁식사 후 호텔 내의 동명찻집에 가서 차 한잔 하면서 분위기를 바꾸어 대화하다가, 찻집에 가라오케가 있어서 봉사원 아가씨에게 노래를 하나 해 줄 수 있냐고 하니 흔쾌히 노래를 해주어서 일행들과 같이 즐거운 노래방 타임을 1시간쯤 갖고 방으로 들어와 하루를 마감했다.


13일 아침 호텔식사는 부페트(뷔페) 식사로 아주 화려하게 제공되었다. 식사 후 체크아웃하러 방을 나오는데 전기가 나가 리프트를 탈 수 없어 6층에서 가방을 들고 계단으로 끙끙거리며 내려오면서 북한의 열악한 전기사정을 경험하였다. 호텔 입구 마당을 보니 백여 명의 직원들이 모여 운동복 유니폼을 입고 맨손 체조를 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한동안 지켜보았는데 학창 시절에 운동장에 나와 보건체조를 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동명려관을 출발해서 평양을 향해 가고 있는데 누군가 동명려관에서 차를 쫓아 뛰어오면서 차를 세우라 손짓을 하였다. 차를 길가에 세우고 우리가 여관에 뭘 두고 나왔나 생각하고 있을 때 찻집에서 노래해 주던 그 봉사원 처자가 헉헉 거리며 뛰어와 에스프레소 커피 4잔을 우리에게 건넸다. 어젯밤 친절하게 노래를 같이 불러준 것에 감사해 손에 쥐어준 팁에 대한 고마움을 이렇게 표하는 것 같았다. 예상치 못한 호의에 우리 모두는 감동했고 에스프레소 커피를 받아 들고선 "고맙다" "꼭 다시 보자"라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평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신평휴게소에 들러 잠깐 휴식한 후 평양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일요일인데도 평양거리는 월요일처럼 아주 분주했다. 점심은 평양의 고급 서비스 상가인 류경관에 가서 특별방에서 점심을 먹고 또 노래를 하였다. 이곳 노래방엔 영어노래가 목록에 있어서 나도 몇 곡 부를 수 있었다. 식사비로 미화 87달러를 지급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식사 비였던 것 같았다. 식사 후 류경관 수영장에 가서 수영도 하고 이발도 하면서 오후 시간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저녁 식사는 내가 꼭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보통문거리 고기상점에 가자고 해서 식사를 했는데 불고기 전문식당이었다. 숯불에 양념 돼지세겹과 불고기, 오리고기와 오징어를 테이블 불판에서 구워 먹으면서 까스맥주를 마시고 밥과 토장국(된장찌개)을 김치와 함께 시켜 먹었는데 특히 토장국은 내가 지금껏 먹어본 된장찌개 중 최고의 맛이었다. 4인이 먹었는데 가격이 총 20달러로 아주 저렴했다. 식당에는 식사하는 평양시민들이 많았는데 주변에는 아주 큰 고급 살림집이 많은 걸 보니 북한의 부유층이 이용하는 식당인 듯했다.


저녁 식사 후 금강산 관광길에 구입한 영지버섯과 참나무 버섯등 다양한 말린 나물을 담을 큰 여행가방이 필요해 평양 제1백화점에 갔는데 한국의 E mart 같은 곳이었다. 여행가방을 45달러 주고 하나 사서 숙소인 고려호텔에 와서 체크인하고 호텔 로비와 방을 보니 상당히 호화로운 호텔이었다. 숙박비는 1인실에 하루 미화 100불이었는데 시설은 고급 호텔급인데 복도와 방에서 담배 냄새가 많이 났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며 창 밖을 보니 평양의 야경이 아름답게 펼쳐졌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났다.


평양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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