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훈

작품 5편

by 김동관

나의 마지막 소망/ 손성훈

나의 희망은 세계적인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장벽이 있다면 노래를 지독히도 못 부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꿈을 버리지 못했고 죽기 살기로 연습했다.
몇 번 용감하게 대회에도 참가해 보았지만 모두 예선에서 떨어져 본선 무대엔 서보질 못했다. 어느 심사위원은 노골적으로 핀잔을 주었다.
"그 실력으론 죽어도 가수가 못 되지. 일찌감치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보쇼."
그러나 나는 국내뿐 아니라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여럿도 수백 번 오디션에서 탈락한 뒤에야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다는 것을 알아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도 나는 '닫힌 음악회와 천국 노래자랑, 불편한 명곡이나 봉변가왕 등의 TV 프로를 보며 언젠가 저런 곳에 출연해야지 하며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세계의 음치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름하여 '노래 막 부르기 대회'다. 나는 일단 노래와 관련된 아무 타이틀이나 따보자는 심산으로 참가를 하게 되었다.
또 다른 이유는 제1회 수상자가 유명한 라디오 프로그램인 '별이 떨어지는 밤에'의 진행을 맡게 되었으며 이번에 수상하면 '천국 노래자랑'의 사회자가 될 것이란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이었다.
이 프로는 주로 나이가 많은 분들이 참가해 노래를 불렀는데 어느 교회 장로라는 백발이 성성한 고령자가 노래 부르다 그만 돌아가시는 바람에 책임을 느낀 꽤 나이 많은 사회자가 물러났다는 뒷소식도 들려왔다.

그렇게 큰 뜻을 품고 대회에 참가했는데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 워낙 못 부르고 막 부르는 실력자들이 많아 명함도 못 내밀 지경이었던 것이다.
나는 모든 꿈이 사라져 더 이상 아무 희망이 없었다. 이런 바닥에서까지 받아주질 않으니 어떻게 저 푸른 하늘을 맘껏 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한강다리로 갔다. 생명을 아주 끊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 같은 놈이 계속 산다 한들 이 사회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절망감이 왔던 것이다.
'그 많은 자살자들의 명단에 이름 하나 더 올리는 거지 뭐.'
붉은 노을이 어둠으로 덮이는 순간 나는 다리 난간에 다리 하나를 올렸다. 나머지 다리 하나만 더 올리면 저 시퍼런 물속으로 떨어질 것이고 수영과는 거리가 먼 나의 쓸모없는 몸뚱이를 물은 차갑게 안아줄 것이었다.

그때였다. 저 멀리서부터 누군가 급히 다가왔다.
'경찰이겠지? 젠장 내 인생은 되는 게 하나도 없군!' 속으로 투덜거리자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이만감씨 아니세요?"
'아니 내 이름을 어떻게 알지?'
만감이 교차되는 찰나, 붉은빛에 비친 얼굴 하나가 나타났다. 빨갛게 머리를 물들인 여자, 어디서 본 듯도 했다.
"누구시죠? 어떻게 저를 아세요?"
"노래 막 부르기 대회 심사위원이었잖아요."
"아, 그렇군요. 그런데 여기는 어떻게?"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왠지 아는 분이 서 있는 것 같아 차를 세우고 누구지?, 기억을 캐내고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차 한 대가 저쪽에서 비상등을 깜박이고 있었다.
"지금 저 아래로 뛰어내리려 하시는 건가요?"
"예, 대회에서도 떨어지고, 모든 희망이 사라져 죽으려고 했어요."
"저런, 그렇지 않아도 한번 뵈었으면 했어요. 우리의 만남은 절대 우연이 아니네요."
"무슨 이유로요?"
"사실, 노래를 못 부르시긴 했지만 잘 부를 가능성이 다분해요. 성량과 음색이 뛰어난 게 밭에 감추인 보화랄까, 조금만 노력하면 값진 진주처럼 탄생하실 수 있어요."
"말하자면 음질은 쓸만하지만 손을 안 봐서 불량품처럼 보인다는 말씀이군요?"
"바로 그거예요. 그래서 떨어뜨렸어요. 대회 참석했던 저들과는 확실히 구별된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혹시 무얼 하시는 분이길래 심사위원을?"
"아, 자그마한 기독교 대학의 성악과 교수예요."

이제 공기 중에 어둠이 가득 차서 그녀의 얼굴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낭랑한 그녀의 목소리만 묵직한 공기를 떨리게 만들었다.
"예수님 우편의 강도는 아무런 소망이 없었을 거예요. 그에겐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 가운데 죽어야 할 절망만 남아 있었겠죠. 하지만 다른 강도와 다르게 예수님을 옹호하며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했지요. 예수님은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약속하셨죠. 만감 형제도 원하는 소망을 예수님을 통해서 이룰 수 있으리라고 확신해요.
(중략: 스토리상 나는 그녀의 전도에 힘입어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교회에 나갔고 찬양대에 합류하게 되었다. 물론 세례, 물세례와 성령세례를 모두 받았으며 솔로로 찬송도 했는데 그녀의 헌신적인 가르침으로 어엿한 복음성가 가수가 될 수 있었다.)

이제 나의 마지막 소망은 언젠가 다가올 내 삶의 끝날 하늘나라에 가서 괜찮은 성가대원이 되는 것이다.





천국/ 손성훈

*첨언: 옛날의 개그콘서트 김병만의 '달인시리즈'를 패러디했습니다. 꾸민 이야기이니 그대로 믿지 마시기 바랍니다.

기독교 방송국이다. 사회자가 말한다.
"달인(닳은 사람) 시리즈의 백록담입니다. 오늘은 백육십 년, 아니 십육 년간 천국에 대해 연구해 오신 잡사 임뱅만씨를 모셨습니다. 왜 천국에 대해서 연구하시게 됐죠?"
"십육 년 전에 하도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인지 당뇨병에 걸렸죠. 사람들이 달인이라 부를 정도였어요. 그때 어머니가 너 그러다 천국 간다, 하셨고 그때부터 천국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그간 깨달은 게 어떤 것이죠?"
"예 천국문 들어가기 위한 테스트와 천국 아파트의 층간 소음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선진국 몇 나라는 시민권을 받으려면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나라보다 최소한 백억 배는 더 좋은 천국에 쉽게는 들어갈 수 없겠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천국문까지 세 군데 시험장을 통과해야 합니다. 각 시험장마다 기본적인 기독교 교리와 성경에 대해 물어봅니다."
"대답을 못하면 통과를 못하겠군요?"
"당연하죠. 그런 기본도 안 된 사람들이 천국에 들어간다면 반드시 문제를 일으킬 겁니다. 첫 번째로 물어보는 것은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믿느냐입니다. 아니라거나 글세요, 하면 통과를 못합니다. 그런 사람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주어 먹게 하며 믿음을 가질 때까지 통과 못하게 합니다."
사회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믿지도 못하고 받은 걸 다 먹고 나면 어떻게 되나요?"
"굶어 죽지요."
"죽은 사람일 텐데 또 죽어요?"
"죽어봤어요?"
"아니요."
"그래본 적도 없으면서 말을 하지 말아야죠."
"아무튼 첫 번째 관문을 패스했다 치고 두 번째는 어떤 곳인가요?"
"아주 간단해요. 누구를 통해서 구원받습니까?, 묻지요."
"천국에 갈 정도면 예수님이라고 당연히 말하지 않나요?"
"그러니까 확신할 수 없다고 미리 말했잖아요."
"그럼 세 번째 시험장에선 무엇을 묻나요?"
"성경에 씌여진 기적들을 믿느냐 이죠."
사회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걸 안 믿고도 천국 앞에까지 갈 수 있다는 게 참 거시기 하네요."
"그러니까 그게 해결되지 않으면 영원히 못 들어가는 거지요."
"그다음에 또 뭐가 있습니까?"
"마지막 테스트가 남아 있습니다."
"뭐지요?"
"천국의 진주문 앞에서 문지기가 묻습니다. 항상 기뻐하며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할 수 있습니까? 그것도 영원히. 예라고 하면 또 묻습니다. 언제나 거룩한 삶을 살겠다고 약속할 수 있습니까?, 하고요."
"대답을 자기 생각과 다르게 예,라고 할 수도 있지 않나요?"
"천국이 그리 만만한 데가 아니지요. 원격 거짓말 탐지기가 설치되어 있어요."
"그건 그렇다 치고 층간소음은 또 뭔가요?"
"천국에도 아파트가 있고 여기처럼 층간소음도 있을 겁니다. 위층에서 소음을 내면 그곳 입주민에게 좋게 말합니다.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천장에 발을 붙이고 마구 쿵쾅거립니다. 그러면 위층 사람도 질려서 소음을 안 내겠죠."
"아니 스파이더 맨도 아닌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천국에 가봤어요?"
"아직..."
"그럼 말을 하지 마세요. 확인은 안 되지만 그게 천국이니까 가능할 겁니다."

이번엔 사회자가 옆에 있는 제자에게 물었다.
"천국에 갈 자신이 있어요?"
제자가 고개를 치켜들며 우쭐댔다.
"천국에 못 가면 지옥에 가면 되지요."
"아니 지옥이 얼마나 끔찍한 곳인지 몰라요?"
"지옥에 가봤어요?"
"물론 아니죠."
"안 가봤으면 말하지를 마세요."
"?!"




천국일보/ 손성훈

*주의: 꾸며낸 이야기로 사실과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김집사는 어느 기독교 신문의 기자였다. 그가 죽어 천국에 가자 천사장이 '천국일보'란 신문사에서 일하겠느냐고 제안했다.
"천국에도 신문이 있어요?"
그가 묻자 천사장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여기서도 돌아가는 소식은 긍금하지요."
"그럼 사장님도 계시나요?"
"발행인은 예수님, 편집인은 단테와 톨스토이죠."
"와우, 예수님까지... 그렇다면 당연히 일해야죠. 큰 영광인데..."

김집사가 출근하자 단테와 톨스토이가 반갑게 맞이했다.
단테가 말했다.
"다음 주엔 발행인님과 천국의 미래에 대한 특별 인터뷰를 해야 해요. 그걸 김기자가 좀 맡아주면 좋겠어요. 존 번연 선생이 함께 할 겁니다."
이어서 톨스토이가 말했다.
"사설은 번갈아가면서 씁니다. 몇 주쯤 뒤에 차례가 올 테니까 준비 좀 해두면 좋겠습니다."
김집사는 기대감과 염려로 심장이 쿵쾅거렸다.

김집사는 그날의 신문을 읽었는데, 얼마 전에 돌아가신 유명한 목사님이 사설을 썼다.
그는 운전의 나쁜 습관에 대해 질타하고 있었다.
대략 간추리면 이렇다.
지구에서 운전할 때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돌거나 뒤에 바짝 붙어 따라오는 몰상식한 운전자들 때문에 꽤나 신경 쓰였었다. 받친 적도 몇 번 있었던 터라 스트레스를 제법 받곤 했었는데 여기서도 그렇게 운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크게 놀랐다.
전에 키우던 고양이도 뭘 하기 전에 조심스러워하며 깊이 생각하는 듯한데 고양이보다 못한 사람들이 제법 많다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이제는 천국 시민답게 타인을 배려하는 운전을 하자고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믿음이 좋아서 천국에는 왔지만 '개버릇 남 못 준다'는 속담처럼 가지고 있던 버릇은 천국에서도 그대로니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냐는 질타랄 수도 있었다.

그다음 날 사설은 조그만 시골 교회 목사님이셨던 분이 썼다.
그는 지구에서 유행하는 성형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했다. 아무리 시대가 그렇다고는 하지만 본모습과 전혀 다른 얼굴로 뜯어고치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염려가 된다고 했다.
또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며 외모로 판단하지 않으신다. 외면에 신경 쓰는 것 이상으로 내면을 가꿔야 한다. 이제 천국에 왔으니 지금부터라도 경건에 힘쓰자고 했다.

김집사는 어떤 사설을 쓸까를 고민하다가 전에 지상에서 들었던 우스갯소리를 떠올렸다.
'천국에 갔더니 사는 주변에 강도, 살인자였다가 회개해서 구원받은 사람들이 잔뜩 돼요. 그런데 그들과 어쩌다 마주치면 왠지 두려움에 몸이 덜덜 떨려요'
김집사는 여러 사람을 때려죽여 사형당했지만 천국에 온 어느 기독교인에 대한 글을 써봐야겠다고 작정했다.
"제목을, '전직 킬러와 합력하여 선을 이루다'로 할까?" 중얼거리며.




개팔자가 상팔자?/ 손성훈

성이 공이요 이름이 돌이는 아주 어릴적부터 공장에서 일했다. 그는 사고로 손가락도 몇 개 잘렸고 팔은 비틀렸으며 다리도 절뚝거리게 되었다.
어느 더운 여름날 짧은 점심시간에 잠깐 공장 밖으로 나와 바깥공기를 쐬고 있었다.
그러다 바닥에 널브러져 곤히 자고 있는 개 한 마리를 보게 되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이 말이 튀어나왔다.
"개 팔자가 상팔자여!"
그러자 깨어난 개는 침을 흘리며 하소연하듯 멍멍거렸다.
"복날이 가까운데 무슨 상팔잡니까? 어젯밤엔 내내 고민하다 한잠도 못 잤어요."
"그래, 네 말도 일리가 있구나. 차라리 저 새가 되었더라면. 자유롭게 맘대로 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그는 하늘의 새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날아가던 새가 똥을 찍, 싸며 외쳐댔다.
"함부로 손가락질하지 말아요. 안 들어도 뻔한 말을 또 했겠지요. 나느니, 자유가 어쩌고 하는 잘 알지도 못하고 내뱉는 그런 말들!"
공씨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새가 소리 질렀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해서 새벽부터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하도 살충제를 뿌려대서 근처엔 벌레들이 없지 뭡니까. 비교적 자연 친화적인 아프리카로 이민이라도 가야 할까요?"
그때 뒤따르던 새가 소리쳤다.
"지구는 어디나 다 똑같아. 병들어가고 있다구!"
공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화성을 개척하려고 하지. 당장 너희들이 먹고살기 힘든 것이 열심히 일해도 매일 배고픔에 시달리는 북한 동포들 같구나!"
개가 일어나서 저쪽으로 가면서 몇 마디 덧붙였다.
"때로는 도망쳐서 들개가 될까도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들쥐 잡아 먹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또 쉬울까요? 물론 사람들도 먹고살기가 쉽지는 않지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뒤로 고생의 연속이죠. 하지만 사람은 하나님을 잘 믿고 죽으면 영원히 행복해질 수 있는 소망이라도 있지요. 하기사 예수를 안 믿으면 진짜 벌레보다도 못하겠지만."
공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가 믿는 예수 덕분에 그는 온갖 시련과 고통을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하늘의 상급/ 손성훈


*주의: 꾸민 얘기로 실제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 시골 바닷가에 요강이 하나 흘러 왔다. 사람들은 무엇인지 몰라 그것을 왕에게 바쳤다. 왕이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투구 같사옵니다."
한 신하의 말에 왕이 머리에 써보자 헐렁거렸다. 그러자 다른 신하가 말했다.
"밥그릇이지 싶습니다. "
밥 먹을 때 그것에다 밥을 퍼담으니 양이 너무 많았다.
"이것도 아닌 것 같아."
그러자 또다른 신하가 말했다.
"적군이 쳐들어올 때 그걸 두드리면 소리가 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왕은 그것을 적국과의 국경 망루에 달게 했다.

김장로는 죽음이 임박해오자 과연 '하늘의 상급'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았다. 그간 교회 잘 다니며 과부나 나그네를 돕고 어린 아이에게 냉수를 주면 하늘의 상급을 받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것을 하늘나라에서 어떻게 쓸수 있냐란 의문이 들었다.
'이 땅에선 돈이면 다 되는 듯하지만 모든 것이 아름답고 풍족할 천국에서 과연 상급으로 무얼 하지?'

그는 교회 제직회의에서 말했다.
"저는 여태 하늘의 상급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혹시 이런 게 아닌가 여겨져 여러분께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이 구원받아 천국에 가시는 것은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하늘의 상급이 구원과는 별로 관계없을 것 같지만분명 요긴하게 쓰이지 않나 추측됩니다.
한편, 천국이 그저 매일 잠자고 밥 먹고 예배나 드리지는 않겠지요? 다 천국을 운용하는 각종 직업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는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계속 이었다. 제직들은 눈을 크게 뜨고 그의 입을 주시했다.
"그곳도 여기처럼 좋은 직종엔 경쟁이 심할 겁니다. 더군다나 영원한 직업일텐데 안 그렇겠습니까? 저는 아무래도 먼저 하늘나라에 갈 것 같습니다. 전에 어느 분이 제게 물었습니다. 하나님한테도 농담하실 건가요? 천만에요. 잘못하다간 큰일나게요? 근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실지 모릅니다. 김장로, 농담의 달인이라며? 한번 해보게나."
모두들 낄낄거리고 웃었다.
"그보단 썰렁의 달인으로 불렸다고나 할까요. 그나저나 오랜세월을 글 쓰고 책을 냈지만 정작 독자는 두 명뿐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깜짝 놀라시며 물었습니다.
"두 명밖에? 아니 두 명씩이나? 그 분들이 누구인고?"
"예 저와 아내입니다."
"원래 기독교에 관한 글은 성경과 유명 작가외에는 별로 인기가 없지. 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슬피 울어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인내하며 헛수고, 아니 애썼다니 내가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네, 말해보게나."
"예, 제가 다니는 교회의 교인들이 천국에 와서 좋은 직업을 갖고 싶을 때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들은 자네가 썼던 글에 대해 어떤 감사나, 그 쉽고도 흔한 이모티콘 하나 보내지 않았잖아."
"아예 읽지를 않았으니 그렇겠지요."
"하기사 그 옛날 예수가 열 명의 문둥병자를 고쳐주었지만 정작 사마리아인 하나만 돌아와 고마움을 표시했지. 요즘은 백 명, 아니 천 명에 하나나 있으려나? 암튼 며칠만 기다려주게."
씩 웃으며 김장로가 덧붙였다.
"여러분, 혹시 언젠가 나한테 도움 받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어느 목사님이 어머니를 천국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반가워하며 물었죠. 어머니, 이곳 생활 어떠세요? 맨날 화장실 청소만 시켜! 걱정마세요. 제 권한으로 복도 청소로 바꿔드릴 게요. 물론 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