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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관 Dec 09. 2021

쇼핑데이 목요일

Friends are forever

오늘은 목요일 쇼핑데이입니다.

호주에서는 목요일을 쇼핑데이로 정해서 쇼핑센터 가게들이 저녁 9시까지 영업을 하지요. 보통은 5시 30분에 숍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직장인들을 위해 특별히 목요일에 늦게까지 문을 여는 겁니다. 수요일에 주급을 받은 직장인들이 목요일 날 대거 쇼핑하러 나오기 때문에 쇼핑센터 가게들은 목요일이 일주일 중 매출을 제일 많이 올리는 날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리 만치 한가합니다. 이렇게 한가할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옆에 놓아둔 스텝퍼에 올라 운동을 하지요. 한참 운동을 하고 있는데 50대로 보이는 인상 좋은 레이디가 한동안 내 그림 하나를 유심히 보고 있더군요. 친구 선물 생각하느냐고 살짝 말을 걸었더니 자기 베스트 프렌드 생일이라고 하면서 그 그림을 사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그림은 제가 Friend라고 그려놓고 아래에 이렇게 써 놓은 거랍니다.

Friends are forever.

A friend is like a candle

that lights for you when you are in the dark.

친구란 어둠 속에 있을 때 촛불과 같은 거라고요.


사실은 어젯밤 한국에 있는 내 고교 단짝 친구의 아들이 결혼한다는 카톡을 받았답니다. 나에겐 둘도 없는 친구여서 아들 결혼식에 꼭 가봐야 하는데 코로나로 갈 수가 없으니 어떻게 마음을 전하나 생각 중이었지요. 이 친구는 34년 전 내가 호주로 올 때 ROTC 장교로 군 복무 중이었는데 월급으로 모아둔 30만 원을 나에게 쥐어준 친구랍니다. 당시에 대기업 초봉 월급이 30만 원이 안 되었던 때였기에 적은 돈은 아니었었지요.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친구가 링크로 보내준 영상 청첩장을 열어 결혼 축하 메세지도 쓰고 첨부된 아들 계좌로 축하금을 송금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두 사람 이름을 이쁘게 그려서 결혼 선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지요. 쇼핑데이인 오늘 돈은 많이 벌지 못할 것 같지만 내 베스트 프렌드에게 이렇게라도 나의 고마웠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아주 기분 좋은 목요일 오입니다. 이제 친구에게 보내줄 친구 아들 이름과 신부 이름을 정성 들여 그려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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