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
Expect nothing. Appreciate everything.
Expect Nothing. Appreciate Everything.
오늘 아침 출근길에 혼잣말로 여러 번 되뇌어보았던 말입니다.
나는 매일 매 순간 어떤 결과가 있을지 모르는 불확실한 일을 하고 있답니다. 어느 누가 와서 나에게 그림 글씨를 그려달라고 할지 아니면 모두가 외면해 갈지 모릅니다. 손님이 많이 와서 내 그림을 사 갈 것이라 기대하고 오면 보통 실망을 크게 하고, 기대 없이 그냥 와서 앉아있다 보면 예기치 않은 사람들이 와서 그림을 주문해서 사가곤 하지요. 어쩜 더 자주 행복을 얻는 방법은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그저 현실을 충실하게 살면서 찾아오는 행운들을 하나 하나 큰 기쁨으로 받아들여 감사하는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모든 것을 감사하여라. Expect Nothing. Appreciate Everything.
나는 영어의 Appreciate 이란 단어를 좋아합니다. 이 단어를 그냥 '감사하다'로 번역하기는 좀 부족한 듯합니다. 호주인들이 고맙다는 뜻으로 Appreciate을 쓸 때는 그 의미가 훨씬 더 깊고 품위가 있습니다. 이 단어는 그것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소중하게 간직하여서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을 감사한다는 의미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할 때 Thank는 목적어가 사람이 되어 Thank YOU for your help.라고 하지만 Appreciate은 사람이 아닌 사건 그 자체가 대상이 되어 I appreciate your help.라고 말하는 것이죠. 그래서 Thank you. I appreciate it.라고 함께 사용하면 좀 더 품위가 있고 감사의 깊이가 있게 느껴집니다.
오늘 오후엔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 둘이 날 감동시킨 날입니다. 사진에서 처럼 동생 두 명과 함께 온 착하게 보이는 남자아이가 엄마 아빠 이름을 함께 쓴 후 'Together forever'를 아래에 써서 액자에 넣어달라는 겁니다. 부모님께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리겠다고요. 애들에겐 적은 돈이 아닐 텐데 모아둔 용돈으로 사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림처럼 써서 주었더니 너무 좋다고 활짝 웃으며 사 가겠답니다. 애들이라 좀 싸게 주면서 사진 한 장 찍자고 했더니 이렇게 크게 스마일 하며 포즈를 취해 주었답니다. 참 예쁜 아이들이죠^^♡
조금 후엔 또 다른 남자아이가 혼자 와서 이름 하나 하면 얼마냐고 물어서 40불이라고 말했더니 두 개 써 달랍니다. 아니 초등학생이 뭔 돈이 있어 이렇게 큰 돈을 쓰려나 해서 물어보았더니 크리스마스 선물 사려고 그동안 모아둔 돈이랍니다. 누구 이름이냐고 물었더니 4살 된 쌍둥이 동생들이라고 하더군요.
어린 동생들을 위해 모아둔 용돈을 아낌없이 쓰면서 행복해 하는 이 남자아이가 참 대견하고 이쁘더군요.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학교 앞에서 어떤 사람이 장난감 파는 것을 보고 그걸 사서 동생들 주면 참 좋아할 텐데 하는 마음에 장난감을 사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집에가는 차비밖에 없어서 사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라 좀 씁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