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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빅토르 Jul 12.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10일 차

파리에서의 첫날. 런던에서의 첫날과는 느낌이 다르다. 아마도 파리에서의 첫날은 파리지앵 친구 말로와 함께 보내기로 해서 마음이 더 편한 것 같기도 하다. 완전 구린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긴 후 밖으로 나오니 말로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화상채팅으로 알게 된 말로. 7월엔 내가 파리로 8월엔 말로가 한국으로 여행. 엄청난 우연에 우리는 서로의 도시에서 서로 가이드해주기로 약속을 했고 그렇게 우리는 처음 만났다. 말로에게 광장시장에서 사 온 우리나라 전통 파우치를 선물로 주니 엄청 좋아한다. 그렇게 좋아해 주니 얼마나 감사하던지 한국에 오면 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 들었다.

말로와의 첫 코스는 몽마르트 언덕. 내가 파리에 가기 전부터 말로가 몽마르트에 자기가 좋아하는 카페가 있다고 거기에 같이 가자고 해서 간 카페. 몽마르트 언덕이 너무 잘 보이는 카페였다. 프랑스에서 마신 첫 커피는 말로가 좋아하는 라테를 따라 시켰다. 한국에서 마시는 라테와는 맛이 달랐다. 일단 우유가 덜 들어가고 덜 달았다.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는 내 입맛에는 한국 라테보다 프랑스 라테가 더 입에 맞았는데, 한국분들이 마시기에는 한국식 라테가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앞으로 단체 동양인 관광객이 지나간다. 지금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없을 텐데? 하면서 쳐다보니 맨 앞에 가이드가 인터파크 투어가 적혀있는 깃발을 들고 간다.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었던 것. 한국에서 만든 유럽 패키지여행 스케줄이 그렇게 피곤하다고 들었는데 다들 탈 안 나게 건강하게 여행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몽마르트 언덕에는 이렇게 예쁜 골목. 이 올드카는 여행자들에게 빌려주는 렌터카인데 엄청나게 비싸다고 한다. 이렇게 예쁜 골목에 이렇게 예쁜 주황색 올드카있으니 어찌나 예쁘던지. 골목 하나 조그만 사물 하나가 모두 다 예술 같아 보였다.

말로와 몽마르트 언덕에서 내려와 몽마르트 묘지도 구경한 후 사랑의 벽으로 갔다. 이 세상에 정말 다양한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벽! 역시 한국인이라 그런지 한국어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말로에게 한국어가 여러 개 적혀있으니 찾아보라고 하니 열심히 찾는데 잘 찾지 못하는 말로. 근데 말로가 한국어 찾는 속도보다 내가 불어 찾는 속도가 더 느렸다... 말로에게 한국어는 한국만 쓰지만, 알파벳은 많은 나라가 쓰니 내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유치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사랑의 벽 보고 말로가 어디 가고 싶냐고 묻길래 에펠탑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말로는 바로 가자며 지하철을 타고 에펠탑으로 왔다. 이 지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을 드디어 이렇게 가까이서 보다니! 정말 웅장하고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100배는 더 예뻤고, 날씨까지 따라주니 더더욱 예뻐 보였다. 날씨가 좋으니 피크닉 오는 파리지앵들과 관광객들이 아주 많았다.

그늘만 들어가면 시원해는 파리의 건조한 날씨 덕에 나랑 말로도 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잔디에 1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파리지앵들처럼 여유롭게 이 분위기를 즐기면서 말로와 이야기를 했다. 돗자리가 있었다면 누워서 파란 하늘과 에펠탑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한강 돗자리 사업을 이곳에서 하면 돈벌이가 나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말로에게 하니 정말 괜찮을 수도 있겠다는 말로ㅎㅎㅎ 우리 둘 다 에어포스를 신어서 나란히 신발 사진 찍고 다음 코스로 향했다.

개선문도 보았다. 내일 전망대 올라가서 야경 찍을 건데 제발 사진 좀 잘 나왔으면...

마지막 장소는 캬후셀 가든. 루브르 박물관과 뛸르히 가든 사이에 있는 곳. 날씨가 좋으니 어떤 풍경이든 다 예쁜 파리. 이곳에서도 말로와 잔디에 앉아 여유 있게 시간을 보냈다. 역시나 돗자리는 없었고 여기서도 돗자리 사업해야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파리에서의 첫 식사. 오늘 하루 종일 커피랑 물만 마셔서 너무 배고팠다. 나오자마자 엄청 맛있게 먹었다.

말로와 함께한 파리 첫날 절대 잊지 못할 하루다. 헤어질 때 서로 아쉬우니 꼭 안아주고 한국에서 만나면 더 재미있게 놀자고 약속한 뒤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걸은 걸음 수가 30,000보 이상... 어쩐지 다리가 아프더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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