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차
3박 4일간 지낸 호스텔에서 체크 아웃을 하고 오늘의 첫 번째 코스인 로댕 박물관으로 향했다. 사실 로댕 박물관도 예술에 대한 흥미보다는 파리에 왔다는 이유로 방문했다. 박물관에서도 작품보다는 외관과 파리의 파란 하늘 그리고 박물관의 정원의 조화가 어우러지는 것이 더 눈에 들어왔다. 왜 난 사진에만 관심이 있을까...
로댕 박물관은 박물관 관람 후 산책하기에도 너무 좋은 공간이었다. 많은 여행객들이 박물관을 관람한 후 정원에 앉아서 쉬거나 산책을 하면서 시원한 시간을 보냈다. 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앉아서 이곳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보면서 이 박물관 곳곳에 예쁜 공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박물관에서 나와 카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초코 브라우니와 초콜릿 케이크 그리고 차이 라테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지만, 차이 라테를 꼭 마셔보고 싶었다. 차이 라테는 딱 한 번 맛보기에는 괜찮았다. 한 번 맛보았으니 더 이상 맛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빵들은 역시 맛있었다. 파리에서 정말 아무 데나 들어가서 빵을 먹어도 다 맛있다는 말을 사실인 것 같다.
지하철을 타고 메시와 네이마르 그리고 음바페가 뛰는 PSG 홈구장 투어를 갔다. 엄청 오래된 구장이라 그런지 외관은 많이 낡았다. 하지만 내부는 정말 최신식이었다. 역시 구단주가 돈 많은 카타르 국왕이라 그런지 정말 세련되고 경기장 곳곳마다 카타르 항공 로고들을 볼 수 있었다.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축구장은 실제로 보니 더 웅장하고 더 예뻤다. PSG 로고가 예뻐서 그런지 구장도 너무 예뻤다. 축구하고 싶어 지는 축구장 같았다.
라커룸도 가보고 기자회견장에도 갔다. 그리고 잔디도 밟아보았다. 역시 세계적인 축구 클럽이라 그런지 잔디가 정말 부드럽고 좋았다. 이런 곳에서 축구 한 번만 해보면 너무 좋겠다 싶었고, 이 축구장에서 메시, 네이마르, 음바페 같은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을 한 번에 보는 파리지앵들이 너무 부러웠다. 나중에 꼭 직관하러 오겠다고 다짐하며 구장 투어를 마쳤다.
다음은 앵발리드로 향했다.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는 곳. 역시 프랑스 최고의 영웅의 무덤은 남 달랐다. 내가 본 무덤 중 가장 멋지고 가장 큰 무덤이었다.
저녁으로는 오리 스테이크에 맥주를 마셨다. 와인을 마시고 싶었지만, 조그만 잔에 7,8유로 하는 와인을 마시기보다는 그냥 더 시원하고 양도 많고 더 저렴한 맥주를 마시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오리 스테이크는 정말 맛있었다. 한국에서 먹는 오리보다 더 부드럽고 소스도 더 맛있었다. 다음에 파리에 오면 또 먹고 싶은 요리였다.
저녁 먹고는 가장 기대했던 곳 중 하나인 몽파르나스 타워로 향했다. 파리의 노을과 야경을 볼 생각에 얼마나 설레던지. 그것도 파리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9시에 전망대에 올라갔는데 사람이 정말 많았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파리지앵들도 많이 와 술을 마시며 함께 온 사람들과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변하는 파리의 모습. 파리의 야경은 예술이다. 파리의 유명한 예술관에 있는 그 어느 작품도 파리의 야경과 견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도시 자체가 예술작품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파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인지하면서 살까?
난 보통 사진을 찍으면 꼭 보정을 하는데 오늘 찍은 사진들은 보정할 필요가 없었다. 있는 그대로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에 보정한다는 생각은 파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나처럼 혼자 온 사람들이 내 옆으로 오면 가볍게 대화를 나눴다. 너무 아름답다는 이야기, 서로가 본 파리의 모습에 대한 생각들을 공유한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이 시간을 너무 그리워할 것 같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