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자 빅토르 Jul 17.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15일 차

2022년 7월 14일. 코로나 이후 첫 파리의 혁명기념일 행사가 있는 날. 난 아침 일찍이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깔끔하게 면도를 했다. 한국에서도 수염을 잘 안 밀었지만, 유럽 와서는 면도하는 것이 더더욱 귀찮았다. 내 수염은 한국에서는 굉장히 독특한 수염이지만, 이곳에서는 아주 평범한 수염이니 돋보이지 않아서 좋았다. 


오늘 혁명기념일 군사 퍼레이드에 가서 여미(전 여행에 미치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 파리 특파원으로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기에 일찍이 샹젤리제 거리로 향했는데 난 일찍이 간 편이 아닌 늦게 간 편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샹젤리제 거리에 몰렸다. 난 샹젤리제 거리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이미 경찰들과 군인들이 모든 통로를 막았다. 이유는 이미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을 더 들여보낼 수 없다는 것.


너무나 막막했다. 라이브 방송으로 군사 퍼레이드를 보여주기로 했는데 보여주지 못하다니... 여미에 친한 누나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절망하기는 그쪽도 마찬가지였다. 계획을 바꿔서 상황 설명을 하고 파리의 거리를 보여주면서 에펠탑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리허설을 마치고 11시 30분. 본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처음에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들어왔었는데 갈수록 사람이 적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중간에 통신 상태가 좋지 않아서 한 번 튕겼지만, 다행히 큰 실수 없이 라이브 방송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경험해보는 것들이 너무만 많아서 이번 여행을 하겠다는 선택이 얼마나 좋은 선택이었는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라이브 방송 후 숙소로 돌아가서 쉬다가 카페에 들어가 사진 작업을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른 아침부터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 스테이크가 얼마나 맛있던지.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이것이 파리가 주는 힘이지 않을까? 저녁을 먹은 후에는 혁명기념일의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를 보러 나갔다. 불꽃놀이는 정말 예뻤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것이 최악이었다. 군사 퍼레이드보다 더 심한 통행제한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람들 또 꽤 많은 술 취한 이들 그리고 터지지 않는 데이터.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데이터가 터지지 않으니 파리지앵 친구 알리다를 만나지도 못했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 내년 파리 혁명기념일에 맞춰 여행을 준비한다면 반드시 높은 곳을 빌려 군사 퍼레이드와 불꽃놀이를 보기를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개고생 할 테니 말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작가의 이전글 나의 첫 유럽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