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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빅토르 Jul 18.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17,18일 차

파리에서 맞는 마지막 아침. 일찍이 일어나 씻고 모든 짐을 다 정리한 후 체크 아웃하고 파리 동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탔다. 이제 정말 파리와 작별. 지난 8일이 너무나 동화 같은 시간들이었기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지만, 반드시 다시 돌아올 거라고 다짐했다. 


파리 동역은 런던의 세인트 판크라스 역에 비하면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덜 복잡했다. 아무래도 파리에서 독일 넘어가는 사람보다는 런던에서 파리 넘어가는 사람이 많을 테니. 작은 빵집에서 크루아상에 카푸치노를 사서 테이블에 앉아서 먹고 있는 내 앞에 한 아저씨가 앉았다. 처음엔 내 할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가 먼저 나에게 혼자 여행온 거냐며 말을 붙였다.


그의 이름은 얌. 네덜란드에서 왔다고 한다. 매년 기차를 타고 유럽을 여행한 덕에 유럽에 안 가본 나라가 없다고 한다. 내년에는 한국과 일본에 갈 계획이라는 얌 아저씨. 나에게 몇 살이냐고 물어봐서 올해 22살이 된다고 하니 본인도 22살이던 1982년에 혼자 미국으로 한 달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 40년 전 다녀온 그 한 달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는 얌 아저씨. 혼자 한 달 이상 여행 온 나에게 얌 아저씨는 너도 지금의 여행을 평생 간직하며 살아갈 거라고 이야기해주며 여행 너무 잘 왔다고 이야기해주는 얌 아저씨. 서로의 여행을 응원하며 작별인사를 했다.


3시간 동안 테제베를 타고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했다. 플랫폼에서 이모와 친척동생들을 만나 이모네 집으로 향했다. 외국에 가족이 있다는 것은 여행 중에 정말 큰 힘이 된다. 이모를 만난 시점으로부터 내 마음이 한 층 가벼워졌다.

유럽에 와서 한 번도 한식을 먹지 않았다. 물론 돈 아끼려 런던에서 라면을 많이 먹기는 했지만, 이렇게 요리된 음식은 먹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돈이 없기도 했지만 한식이 그리 생각나지 않았다. 출국 이후 처음 먹는 한식이 식당 요리가 아니라 집 밥이라서 더 맛있게 느껴졌다. 

이모와 이모부와 이야기도 많이 하고 술도 한 잔 하면서 독일에서의 첫 날을 보내고 둘 째날. 아침에 일어나 이모가 내려주신 커피에 빵을 먹고 이모와 함께 교회로 가서 예배를 드렸다. 독일이지만 한인 교회라서 그냥 익숙했다.

교회에서 나와 시내로 왔다. 런던과 파리와 다르게 이곳은 메가시티가 아니다 보니 사람이 엄청 많지도 않고 냄새도 안 나니 기침이 안 나와서 너무 좋다. 풍경도 아름다운 슈투트가르트 이모가 점심 먹으러 가자고 해서 어느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에 들어갈 때까지 이곳에서 무엇을 먹을지 몰랐는데 이모가 여기 학센이 유명한 식당이라고 알려주신다. 

독일 와서 가장 기대한 조합이었던 슈바인 학센에 맥주. 정말 환상의 조합이었다. 학센은 내 기대 이상이었고 맥주는 너무 맛있었다. 밥 먹고 시내를 산책하면서 젤라토 아이스크림도 먹고 맥주도 또 한 잔 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보낸 주말은 너무 행복하고 따뜻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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