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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빅토르 Jul 08.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5일 차

호스텔에서 맞은 첫 아침. 어제 체크인할 때는 나 혼자뿐이던 6인실의 모든 침대가 가득 찼다. 오히려 잘 됐다. 호스텔에 온 목적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였으니, 혼자서 방을 쓰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두 명은 네덜란드에서 왔고 두 명은 호주에서 왔다고 한다. 한 명은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인지 인사만 받아주고는 별 다른 대화를 하지 않아서 어디에서 왔는지는 모르겠다. 


오늘의 첫 일정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빅클럽인 아스날의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다녀왔다.

어제 다녀온 첼시 홈구장 스탬퍼드 브리지도 그렇고 무슨 축구장들이 이렇게 예쁜지. 괜히 축구 종주국이 아닌 것이 확실한 것 같다. 아스날 구장 투어는 아쉽게도 어제 첼시 구장보다는 감회가 덜 했다. 사실 아스날은 그렇게 좋아하는 팀은 아니다. 워낙에 세계적인 클럽이기에 런던에 온 김에 온 것이지, 팬심으로 온 것은 아니라 그런 것 같다.


아스날 구장 투어를 마치고 치킨카레를 먹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보기 위해서 웨스트민스터 역으로 향했다. 출구로 나가는데 내 앞에 익숙한 핑크머리가 지나간다. 바로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 선수! 아니 무슨 곽윤기 선수를 한국도 아닌 런던에서 보는 거지... 내 여행엔 운동선수들과의 추억이 많다. 2016년 로스앤젤레스 산타 모니카에선 갓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 선수를 만났다. 2019년 태국 치앙마이 공항에선 이천수 선수를 만났고, 2022년 런던에서는 곽윤기 선수. 3년 주기로 국가대표 선수를 만난다. 여행을 기억할 수 있는 한 부분인 것 같다. 곽윤기 선수와 사진을 찍은 후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했다. 사실 이곳도 그렇게 기대하고 간 곳은 아니다. 그런데 그 웅장함에 반해버렸다. 내가 종교시설을 보고 이렇게 놀라워했던 적이 있던가. 


국교가 기독교 혹은 가톨릭이라서 그런지 성당의 분위기도 정말 다르고 이 공간을 이 나라의 상징처럼 여기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저는 기독교라서 관광하는 중간중간에 기도를 했습니다. 기분 탓이겠지만,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제가 믿는 신에게 더 가까이서 기도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다 보고 템스강으로 가서 우버 보트를 탔어요. 우버 보트도 런던 패스로 사용이 가능해서 런던 패스로 탔습니다. 영국 와서 가장 좋은 점은 어디서나 현지인 혹은 외국인과 스몰토크가 가능하다는 점인 것 같아요. 원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안성맞춤인 나라! 그렇지만, 아직 영어 실력이 너무 부족해서 깊은 이야기를 맘 편히 못하는 게 가장 아쉬운 것 같아요. 날씨 좋은 런던에서 우버 보트를 타고 템스강을 가르며 런던의 예쁜 풍경을 보니 어찌나 행복하던지요. 나중에 워킹홀리데이로 런던에 와보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타워 힐 피어에서 내려서 런던의 명소 중 한 곳인 런던탑에도 갔다 왔어요. 다양한 것들이 전시가 되어있고, 타워브리지와 템즈강이 잘 보이더라고요. 이곳도 별로 기대 안 했는데 너무 예쁘더라고요. 다음에 런던에 오면 돈 내고 또 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마감 1시간 전에 들어간 저는 너무 촉박하게 보고 나왔어요. 독자 분들은 여유 있게 들어가셔서 여유 있게 보고 나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런던탑에서 나오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서 저녁 먹으러 호스텔에 갔습니다. 오늘도 돈을 아끼기 위해서 어제 사두었던 라면을 끓여 먹었어요. 매일 먹으니 라면도 질리지만, 어쩌겠어요. 제가 가진 게 없는 채로 왔고, 여기서 일정을 소화하려면 맞춰서 살아야 하니까요.  호스텔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데 저처럼 혼자 여행 온 친구들과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즐겁더라고요. 캐나다, 스위스, 미국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들이 있어서 알아듣는 게 좀 어려웠어요ㅠㅠ 저의 영어실력 한계를 알게 되어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저녁을 먹고는 다시 우버 보트를 타고 빅벤 쪽으로 왔어요. 이번에 온 김에 야경을 한 번 제대로 찍어보고 싶었거든요. 런던의 야경은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이쁘긴 하지만, 사진 예쁘게 나오지 않았나요? 더 많은 사진은 제 인스타그램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야경을 한 시간 정도 찍으니 자정이 가까이 되어서 호스텔로 돌아갔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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