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무비스토리

by 김영창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의 영화다.


시대적 배경은 18세기 후반의 프랑스,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아가씨와 상대가 모르게 초상화를 완성해야 하는 동성(同性) 화가 사이에 싹튼 사랑 이야기다.


미술을 매개로 한 작품이라 의상과 가구, 미장센 등 화면의 색감이 매우 뛰어나다. 미학적인 구성도 훌륭하지만 전편에 채색된 색(色)만 감상해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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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퀴어 영화로 ‘캐롤'(CAROL)에서 느꼈던 레트로풍의 색감이나 사진가 사울 레이터(Saul Leiter)의 훔쳐보는 듯한 앵글을 연상시키는 장면과는 또 다른 시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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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내추럴 사운드(natural sound)를 배경으로 절제된 언어와 표정과 몸짓 등의 비언어가 수시로 교차하며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한 순간도 시선을 돌릴 수 없다. 그래서 스케치하는 연필 소리와 붓으로 물감을 개는 소리조차 개별로 상징성을 가지며 감상 포인트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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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들판에 선 여인들의 박수 장단에 맞춰 점차로 분위기가 고조되는 아카펠라와 하모니 역시 지상의 것이 아닌 것 같다. 기이하고 신비한 의식을 치르는 듯한 음악과 함께 주인공 엘로이즈의 치마에 불이 옮겨붙는 장면은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깊이 각인시킨다.


https://www.youtube.com/watch?v=1fWna2iIDBo&t=68s



여성 감독(셀린 시아마) 특유의 부드러움과 감성으로 써 내려간 영상의 관능미도 놀랍다. 마치 여성의 시선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듯 섬세하고 부드러운 터치로 숨결의 미세한 열기까지 담아내는 것이 인상적이다. 사랑을 나누는 장면조차 파스텔톤의 품격으로 외설적인 느낌을 밀어내면서 농밀한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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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이즈 역을 맡은 아델 에넬과 감독 셀린 시아마는 실제 오랫동안 연인 사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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