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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경 Aug 26. 2018

2. 소심한 건 죄가 아니야.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딨어?

모두가 외향적이고 리더가 된다면 리더는 누구를 리드해야 할까요. 세상은 사교적이고, 사람들 앞에서도 떨지 않고 자신감 있는 리더십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렇게 모두가 리더가 되기 위해 리더십을 기르려고 하죠. 모두가 리더인 세상이 왔다고 칩시다. 그럼 리더만이 있는 그곳에서 리더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도 분명 많이 있을 겁니다. 저처럼요. 그런 사람들은 뒤편에서 묵묵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처리하죠. 하지만 소심한 사람은 세상에 설 자리가 없어요. "소심하고 발표하는 게 무섭습니다"라고 하면 좋게 봐줄 면접관과 회사가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내성적인 사람에 대한 평판은 그다지 좋지 않아요. 하지만 내성적인 거, 소심한 거 그거 죄 아니에요. 저처럼 내성적인 사람들이 있어야 리더라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역할이 분명해지고 존재 이유가 생긴답니다. 리더의 존재를 필요로 하게 만드는 건 바로 소심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요.


세상에 절대적으로 좋은 성향은 없어요. 빛과 그림자처럼 외향적인 성향의 장점에는 그에 못지않은 단점이 있어요. 어딜 가든 주목받아야만 하는 사람들처럼요. 또 한편으로는 내향적인 성향의 단점 뒤에는 주의 깊고 사려 깊은 장점이 있을 수 있답니다. 보기에 답답하고 뒤끝 있고 쪼잔해 보이더라도 좋은 점도 많습니다. 타고난 성향을 바꿀 수 없어요. 바꾸려면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돈키호테 정신을 발휘해 매 순간마다 본래의 나를 이겨야 해요. 하지만 외향적인 것이든 내향적인 것이든 정말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하면서까지 바꿀 필요가 있을까요?


리더와 리드를 원하는 이들이 함께 모여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잖아요. 그렇기 위해 리더가 존재하는 거죠. 그러니 소심하다고 남 앞에 서는 걸 무서워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치라고 강요하지도 말고 서로의 성향을 존중해주면 좋겠어요. 저처럼 소심한 사람에겐 당차고 남들 의견에도 흔들리지 않고 신념을 지키는 리더들의 모습이 정날 멋지고 든든하거든요.


그러니 스스로 소심하다고 자책하거나 한심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당장 그 생각, 꽁꽁 싸매서 휙 던져버리세요. 세상에는 소심하든 소심하지 않든 저마다 힘든 이유는 수두룩합니다. 타고난 성향의 장점을 단단하게 만들고 힘든 이유를 소심함 때문이라고 단정 짓지 말아요. 모두 다 고유한 개성이고 존중받아 마땅한 것이니까요. (아,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요.)


자, 소심한 사람은 쪼잔한 사람이 아닙니다. 또 죄도 아닙니다. 그러니 세상 모든 소심이 들이여, 이리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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