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심리학 코너에서 ‘행복’이라는 키워드가 참 많이 보인다. 사람들이 그토록 행복에 대해 찾아보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참 행복하지 않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경우,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가장 진리에 가까운 개념을 하나 알고 있다.
그것은 어린아이다.
니체가 말하길, 아이는. 철학을 논하지 않아도 행복한 존재라고 했다. 까놓고 말해, 철학 논하는 인간들은 기본적으로 불행한 사람이라 예시가 조금 잘못됐단 생각은 들지만, 나 역시 아이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어른들이 행복의 본질을 잊어버렸다는 게 맞는 것 같다.
편의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오늘은 어린 형제 둘이 와서는 KBO 리그 카드를 유심히 체크하고 있었다. 축구 굿즈 같은 건데, 축구 선수가 그려져 있는데, 보통 손흥민이 나오면 대박이라며 좋아한다.
손흥민은 KBO에 안 나오지만, 굳이 말하진 않았다.
“아저씨, 이거 원 플러스 원이에요?”
“네.”
형은 KBO리그 카드를 2개 구매한 후 동생이랑 나눠가졌다.
제발 손흥민이 나오길 바라는 아이들 뒤로, 두 사람의 할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혀를 쳤다.
“어휴, 그런 걸 왜 사는 거야? 진짜 돈 아깝게.”
보통 어른들은 카드를 싫어한다.
나도 어릴 때 유희왕 카드 애호가였기에, 어른들이 내가 카드를 수집하던걸 싫어하던 기억이 났다.
어른들에게 저 카드는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내 돈 아닌데도 아깝네.”
“어서오세요.”
“여기 스피똑 복권 5장 줘요.”
나는 복권을 5개 찍은 후에 할머니에게 스피또 복권을 드렸다.
로또 복권과 다르게 그 자리에서 바로 당첨과 꽝을 알 수 있는 복권이다.
참고로 나는 여기서 3년을 근무했지만 3등 이상을 본 적 없다.
그때 뒤쪽에서 KBO 리그 카드를 뜯던 아이들의 아쉬워하는 소리가 들려다.
“아아, 이거 저번에도 뽑았는데.”
“그럼 나 줘. 이거 너 줄게.”
“어, 진짜? 앗싸!”
그와 동시에 스피또 복권을 긁던 할머니는 동시에 욕을 했다.
“에이, 시발 꽝이네. 빨리 가자!”
“네에에에!”
할머니와 손자들이 나가는 장면은 한편의 블랙코미디 무대처럼 느껴졌다.
재밌는 점은, 스피또나 KBO카드를 뜯는 거나 둘 다 도박에 가까운 행동이다.
그럼에도 할머니와 손자가 도박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달랐다.
할머니는 그르고, 손자는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돈이 좋다.
어느새 나는 자존감을 직업과 연봉에서 찾으려는 황금만능주의자가 됐다.
할머니는 돈의 소중함을 알고, 아이들은 모른다.
그럼에도 어느 쪽이 보다 더 행복에 근접한 지 바보가 아닌 이상할 수 있는 무대였다.
나는 지금도 이 글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에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