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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서운 Aug 31. 2024

솔직한게 죄가 될까요

최대의 단점이자 최대의 장점

내 성격은 굉장히 솔직한 편이다. 그것이 내 장점이자 단점이다. 올해 7월에 쓴 글도  다룬 것이었는데, 그내 마음의 그릇에 대해서라는 글에서 또한 내가 너무 솔직해서 일어난 일이다. 나는 너무 솔직한 나머지 때로는 과할 때도 많다.


덕분에 나 때문에 상처를 받는 사람도 많고, 반면에 나 때문에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다. 장단점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성격이라 그런지, 사실 지금까지 내 곁에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고민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고민 중 하나인데, 아마 재수를 결심했을 때부터였을 것이다. 미술을 한다고 공부를 소홀히 하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친구들에게는 그런 진지한 얘기도 못하고 인연을 끊어냈다. 그 뒤로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거의 연락을 주고받지 않게 되었다. 그때는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분위기가 살벌했던 시절이었고, 내 딴에는 엄청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끊어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학교 때도 진심으로 마음을 다했던 누나가 있었는데, 정말 그 누나에게 솔직하게 다가간 결과로 짝사랑 기간이 (군대 포함) 대략 3년? 연애는 6년을 했었다. 헤어진 계기도 결국 내가 솔직함을 숨기지 못해서, 있는 말 없는 말을 다 했기 때문이었다. 그땐 감정도 격해져서 그동안 쌓아왔던 생각을 그녀에게 상처를 후벼 파듯이 말로 표현해 결국 이별의 길로 들어섰던 것으로 기억한다.


솔직함이 나의 인연을 이어줬다가, 그 솔직함이 나를 이별의 길로 이끌었던 것이다. 물론 그녀와 나의 헤어짐이 내 솔직함 때문만은 아니지만, 결국 내 솔직함이 주된 이유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회사에서도 내 솔직함을 숨기지 않아서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할 때도 있었고, 솔직함 덕분에 분위기가 좋아질 때도 종종 있었다. 


32살이 저물어가는 지금, 나는 내 솔직함을 좀 더 날카로운 검으로 다듬어 최대한 나의 무기로 사용하려 한다. 때에 따라 나의 장점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어렵지만, 엄청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20살 때 고민하던 내 솔직함을 32살이 되어서도 여전히 고민으로 안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부끄러울 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글을 통해 생각을 정리함으로써 내 솔직함을 더 나의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절대로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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