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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서운 Aug 10. 2024

돌고 돌아 나에게로

금천계회 상반기 종료 하반기 시작

금천구 청춘삘딩에서 동아리 사업을 주최하며, 저는 그 동아리 모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10년 동안 놓아두었던 연필을 다시 잡는 일은 저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입시를 위해 그림을 그렸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그림을 거의 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금천구 동아리를 통해 다시 그림을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사실, 그전에 몇 번 그림을 그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입시 때도 물체를 매력적으로 그리는 연습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림이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졌고, 마음속에 있던 무언가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청춘삘딩을 알게 되었고, 다시 용기를 내어 그림을 그려보자는 생각에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청춘삘딩 그림 동아리 "금천계회" 첫날 모임

첫날 모임에 저는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 여름에 가까운 봄이었고, 독산역 근처의 장소 대여 공간에서 1차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모임의 사람들은 제 예상대로 차분하고 조용한 분들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모임장님인 소미 님은 매우 활발하시고, 그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분이었습니다. 첫날 20분 정도 늦은 것이 미안할 정도로, 소미 님은 혼자 열심히 애쓰고 계셨습니다.


첫날 모임에서는 상대방 얼굴 그리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랜만에 펜을 잡은 저는 그저 있는 그대로만 그리려고 했는데, 다른 분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방의 이미지를 표현해 주셔서 저 스스로가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상대방을 단순히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소개 내용을 바탕으로 그 사람을 표현하는 그림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어서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청춘삘딩 그림 동아리 "금천계회" 둘째날 모임

둘째 날 모임에서는 안양천 거리를 따라 사진을 찍은 후, 금천구의 공간 대여 장소인 '지도상젊'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날 날씨가 매우 더웠고, 생각보다 모두가 더위에 지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을 완성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고수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색깔에 대해 충분히 연구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형태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신청을 잘못해서 저만 크로키북이 엄청 큰 것은 예상치 못한 함정...)


청춘삘딩 그림 동아리 "금천계회" 셋째날 모임

셋째 날은 금천구 동아리 모임답게 금천구 도서관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때부터 머리와 손이 좀 풀리기 시작해서 이쁜 구도에 해리포터느낌을 살려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다른 분들의 그림은 확실히 선이 너무 예뻐서 계속 쳐다보게 되더군요. 선에 대한 연구를 더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때부터 모임의 인원이 거의 절반정도 줄었습니다... 이 부분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처음 분위기만 보고 다음 모임을 참여 안 하시는 분들이 엄청 많더군요. 그래도 모임장님이랑 몇몇 분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돼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때 그림 그리기가 끝나고 나머지 분들과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고 이날 제 친구를 데려와서 같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청춘삘딩 그림 동아리 "금천계회" 넷째날 모임

상반기 마지막 모임입니다. 폭염이 엄청나서 '지도상젊'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그전에 자신이 그리고 싶은 걸 찍어서 그림을 그리도록 했습니다. 저는 워크숍을 갔다 온 사진을 그렸습니다. 모임장이 신 소미 님은 프랑스에서 찍은 사진을 그렸는데 많이 지치신 기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너무 이쁘게 잘 그려주셨습니다. 마지막 날엔 아프신 분 마지막이라 안 나오시는 분 등등 안 계신 분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이렇게 소수의 인원이 같이 그림을 그리다 보니 확실히 금 방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더군요.


그림을 그리는 한 장 한 장 동안 진심으로 그림을 마주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던 시간들입니다. 옛날 고등학교 입시 그림이 아닌 중학교 때 여유 있게 그림을 그리던 그때 시절이 생각이 나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모임의 상반기는 종료되고 그때 있던 몇몇 분들은 모임에 나오지 않지만 차라리 지금 이렇게 소수의 인원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남은 하반기 동안 사람들과 더 친해지고 더 이쁘고 의미 있는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들도 나중에 저와 모두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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