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9 2021.11.12.
결국 그 분도 개나 소나였다.
금요일 저녁, 일명 불금으로 불리는 이 시간에 연락이 왔다. 예전에 잠깐 근무했던 곳에서 인연을 맺은 분이다. 지금 센터로 이직을 하게 되면서 어려움을 토로했을 때, 우리 분야가 ‘개나 소나 다한다.’라고 이야기가 들린다며 나에게 ‘개나 소가 되지 않게 조심’하라고 이야기했던 분이다. 밤에는 웬만한 연락에 답을 하지 않지만 단순한 안부 연락이라 생각하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나는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다녀왔던 답사가 화근이었다. 이 분이 근무하는 센터에 팀장T를 비롯한 몇 명의 직원이 방문을 했고 팀장T가 심히 불편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시에서 감사 나오듯이 질문하고 틱틱 거렸다면서 왜 방문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시작된 카톡의 메시지. 팀장T의 말투와 행동, 모든 태도를 문제 삼았고 결국 센터장의 전문성, 센터장N과 팀장T의 관계성까지 모든 것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참 불쾌하다.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에 나와 연이 있다는 이유로, 그리고 내가 그 센터에 오래 근무했던 이유로 나는 듣지 말아야 하는 이야기를 금요일 밤 11시가 넘어서 듣고 있다. 진짜 별의별 일이 다 있다.
너무 늦은 밤이지만 답사를 담당했던 동료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며 물었고, 자초지종을 그분에게 설명하고 연신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나의 사과를 받고 싶지 않다던 그분. 그럼 그분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 걸까? 센터장N에게 일명 보고를 해야 하는 걸까? 판단이 서질 않는다. 일단은 담당 직원이 알렸으니 그 직원이 알아서 처리하겠지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마음은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나를 그렇게 힘들게 만들었던 팀장T로 인해서 나는 불금이 망쳐버리고 말았다. 때마침 연락 온 친구에게 퍼붓듯이 이야기했는데 친구는 오히려 회초리만 쳐댄다. 이미 주말은 시작되었고 너의 기분은 네가 좌지우지하는 것이니 마음을 다스리라는 친구의 말. 얄밉기도 하는데 맞는 말이기도 하다. 결국 내 기분은 내가 쥐고 있는 것이니 다스려 보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다양한 감정이 몰려왔다. 하지만 머릿속에 한 순간이 떠오르는 순간 나쁜 감정이 조금은 다스려졌다. 그분이 그렇게 이야기했던 개나 소…. 그분도 마찬가지였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