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1 2021.11.20
이동진과 웨스 앤더슨
웨스 앤더슨의 영화가 개봉되었다. 제목을 프렌치 디스패치.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GV 시사회를 진행한다고 해서 예매했다. 내가 곧 지내게 될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웨스 앤더스에다가 이동진 평론가의 진행이라니, 망설일 이유가 없다.
영화는 웨스 앤더스답게 옴니버스 형태로 진행되었고 충분히 아름다웠다. 프랑스의 68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퍽 재미있게 보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웨스 앤더슨이 부러웠다. 본인의 감정을 영화를 통해 아름답고도 슬프게 잘 전달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그리고 전체를 보지 않아도 부분이 보이는 것이 좋았고, 부분을 넘어 완성된 전체의 모습이 참 좋았다.
내가 원하는 전문성이다. 세밀하게 표현할 줄 알면서도 전체를 포용하고 볼 줄 아는 눈을 가지는 전문성. 그런 전문성을 갖고 싶다. 그래서 나는 프랑스행을 계획했는지도 모른다. 프랑스에서는 관용과 연대라는 키워드로 세상을 바라본다. 이 직장을 다니면서 아쉬웠던 건 세밀하지도 포괄적이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어중간한 모습으로 모두가 남아있고 그렇게 일을 하고 또 배우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돌아오게 되면 그런 눈을 길러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영화가 끝나고 한 시간 남짓 된 이동진 평론가의 평론도 너무 좋았다. 웨스 앤더슨을 소개하고, 그의 영화를 소개하며 이동진의 눈으로 그를, 그의 영화를 분석했다. 얼마나 많은 영화를 본 것일까,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은 걸까, 인터넷 매체를 비롯하여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나는 이동진 평론가의 방대한 지식이 부럽다. 이 평론가가 해석하는 웨스 앤더슨을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이동진 평론가에게 사인을 받는 몇몇 사람을 보았다. 별도의 공간이 없어서 은행 ATM기에 몸을 구겨 넣다시피하며 사인을 해주는 모습을 보니 이동진 평론가의 인간성까지 너무 따뜻했다.
영화를 평론하는 본인의 직업윤리는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최근에 영화 애플을 해설을 한 유튜브 영상이 문제가 되자, 해명 아닌 해명을 했었다. 그 해명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영상에서 하는 말들은 본인의 말들이지만 썸네일과 제목을 제작진이 맡아 하고 있다. 그건 그분들의 몫이기 때문이고 제가 동료로서 깊이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글이었다.
웨스 앤더슨과 이동진을 보며 나는 과연 전문성과 직업윤리, 동료를 대하는 방식이 어떠했는지를 바라보게 된다. 이제 퇴사가 한 달 남짓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자기반성이 난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한 영화를 보며 집에 행복한 반성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