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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쉬어갑니다 Jan 01. 2021

지나간 2020년, 다가온 2021년

1년을 돌아보고 미리보고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요즘 부쩍 잠이 늘어난 후기 임산부는 2021년 1월 1일 00시가 될 때까지 겨우 버티다가 곯아떨어졌다.


나의 1년은 어땠는지, 앞으로의 1년은 어떨지,

2020년도 나에게는 처음이었기에 예측할 수 없었기에 울고 웃고 놀랍고 신기했다.

2021년도 처음이긴 모두에게 매한가지이겠지.


2020년을 한 단어로 정의해보면 나 역시 '버티기' 였던 것 같다.

여행을 못 간다는 것, 

친구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 

좋아하는 장소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다는 것, 

집에 있으면 온 몸이 뒤틀리고 견딜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집에 있는 시간을 받아들이게 된 것 

등등 

일상의 많은 부분이 버티다보니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버티기를 한 것은 비록 일상 뿐만 아니었다. 주어진 시간을 묵묵히 버텼다.

많은 동료들이 사라지는 시간을 버텼고,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회사에서의 시간을 버텼고,

하루하루 불편하고, 아름다움과 거리가 먼 엄마가 되어가는 시간을 버티고 있다.


그냥 우리 모두 2020년 365일, 8,760분을 버텨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고 잘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올 해, 2021년에는 더 이상 머물러 있지 않고 한 걸음 정도 걸어갈 수 있는 한 해로 보내고 싶다.

비록 아기 선물로 받은 보넷과 턱받이를 직접 해보는 철 없는 어른이지만

어렵고 속도가 더디더라도 바르고 현명한 '엄마'가 되고 싶고,

남편에게 기대어 나의 힘듦을 모두 전가하는 '마누라'가 되고 싶지 않다.

매 순간 지키기 힘들어 눈물이 나더라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 하나의 '자아'를 지키고 싶고,

굉장히  오랜시간 고민하고 있는 '업'에 대해 매듭지어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사회인'으로 살고 싶다.


2021년은 나에게 많은 미션이 주어지는 해이니만큼! 

오늘 하루부터 즐겁고 충만한 마음으로 지내봐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첫 번째 미션은 '시댁 방문'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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