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쉬어갑니다 Jun 26. 2021

육아 황금기

엄청나게 게을러져 버렸다!

사람들이 그랬다.

4개월은 육아 황금기라고


100일이 지나면서부터 나도 그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아기가 자는 시간은 최대 11시간이 다 되어가고, 이유식 시작 전이라 분유도 4-5번 정도밖에 먹지 않는다.

감사하게도 아기는 보채지 않고, 배고픔과 졸림의 신호가 명확하며 혼자서도 잘 논다.

매주 금요일 밤마다 나가 카메라를 보며 신랑과 한 잔 하는 재미도 너무 쏠쏠하다.  


그렇게 황금기를 계-속 누리다 보니 어느새 한 달이 흐르고 세상 게을러진 나를 발견했다.


(물론 게으르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 게으르다는 것이지 

내 육체는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을 잘 때까지 단 1초도 쉴틈이 없다.

아기가 낮잠을 자는 한 시간 동안 그야말로 미친년 널뛰듯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겪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ㅎㅎ)


나에게 게으르다는 기준은 아기를 보는 것과 가사 외에 나를 위해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성이 스스로를 못살게 구는 성격이라 어쩔 수가 없나 보다.

가사와 육아만으로 하루를 채우고 난 뒤 어둠이 내리면 허무하고 속이 허-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것은 앞앞에서도 다뤘던 그 망할 놈의 다이어트였다. 하하

마음잡고 10일 디톡스를 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소미노' 라운지라는 10일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내 돈 내산...) 

아침저녁으로는 소미노 식사를 하고 (말이 식사지... 꿀떡꿀떡 몇 번 삼키면 끝난다 후...)

점심만 일반식으로 먹었는데, 아무래도 디톡스라고 이름을 붙이고 나니 점심도 상대적으로 조심해서 먹었다.

첫날은 멋모르고 지나갔고, 두 번째 날은 배고파서 이러다 죽는 게 아닐까 싶었고, 세 번째 날은 모든 것을 포기했더니 네 번째날부터는 그런대로 할만했다.


현재 남아있는 6kg 중 디톡스로 약 2kg을 감량하고, 아침저녁을 계속 다이어트식으로 먹고 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저녁은 치팅 중........)

그래도 주 2회 필라테스와 파워 유모차 산책(주택 살이 중이라 3층에서 유모차 몸체와 시트를 들고 내려야 한다.. 게다가 디럭스 유모차로 약 13kg.........산책을 빌미로 지하철로 쇼핑몰까지 가는 나......)이 더해져 약 3kg 정도 감량됐고, 목표 체중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임신 때 사두었던 예쁜 원피스가 맞기 시작해 기분이 쌈쌈한 중이다.

(내 글에는 쇼핑템이 빠지질 않는 듯싶다.)


하지만 다이어트도 익숙해지다 보니 다시금 헛헛함이 금세 마음을 비집고 들어왔다.

그래서 이제는 생각만 해뒀던 일들을 진짜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핑계만 늘어놓았던 커리어 체인지를 시작하기로 다짐했다!!

마음먹는 데까지 족히 5년은 걸린 것 같고, 이 또한 답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더 늦기 전에, 배움에 더 소극적이 되기 전에 이제는 시작해보려고 한다.


8월부터 앞으로 1년 반 동안, 새로운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대학교를 졸업한지도 10년이 넘었더니

살짝 겁도 나고, ' 경단녀' 타이틀이 자꾸 치고 올라오지만 70살의 은퇴도 빠르다 할지 모르는 우리 세대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기에 늦었다는 생각은 접어두려 한다. 


스스로 정해둔 '2주에 브런치 글 1개'라는 목표를 처음으로 어겨 살짝 마음이 무거웠지만,

출산 후 육아라는 시간을 단순히 아기를 키우는 시간이 아닌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나를 다독거리는 쉼표로 정했던 내 마음을 되새기고 

돌아오지 않을 아기와의 행복한 시간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7월까지는 마음 편-히 조금 더 쉴 수 있을 마음이 들어 이 글의 마침표를 찍는다. 

(노는 것도 마음을 먹어야 한다니.. 정말 피곤한 성격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커리어 체인지 스토리 to be continued...! 

 


이전 09화 A whole new world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