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처음인 너의 매일매일을 사랑해
어느새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이 넘었다.
남의 집 자식만 빨리 크는 줄 알았는데, 아기가 매일매일 자라는 느낌에 이따금씩 아쉬워지곤 한다.
조금만 천천히 커줬으면 하는 마음에
아기는 두 달을 넘어가면서부터 점점 사람 같은 짓을 하기 시작한다.
사람인 것은 분명 하나... 그 전에는 단순히 생명체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
처음엔 멍한 곳만 응시하던 아기의 눈은 시력이 발달하면서 조금씩 사물을 인지하기 시작하더니
모빌을 보고 웃고, 분유가 담긴 젖병을 보고 파닥거리고, 내가 움직이는 곳으로 눈이 따라다닌다.
처음에는 주먹만 쥐어 손 사이에 낀 먼지 빼주는 게 일이었는데,
어느새 활짝 펼친 손은 닥치는 대로 잡기 시작하고 입으로 가져간다.
그녀는 요즘 발차기하라고 들여놓은 아기체육관 위에서 옷을 쭉 잡아당긴 채 레이니즘만 열심히 추고 있다.
그녀의 하루는 매일이 새롭다.
나에게는 매일 똑같은 일상이, 아기에게는 아니라는 점을 느낄 때면 뭉클해지곤 한다.
하얀 눈같이 깨끗한 흰자위와 새카만 눈동자는 항상 호기심에 가득 차 있다.
순수하고, 깨끗한 영혼은 이런 것을 말하는구나.
처음 보는 하늘이, 처음 보는 나무가
익숙한 냄새가 나고 가장 편하긴 하지만, 아직은 눈을 뜨면 처음 보는 것 같은
엄마 아빠의 얼굴이 아기에게는 너무나 어색하고 또 좋다.
매일 아침 눈을 떠 처음처럼 바라보며 웃어주는 그 미소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사춘기 때도 그래 주길 바란다. 훗)
처음 보는 그녀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아가의 첫 세상은 나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이 때론 날 어렵게 하지만
그녀의 반짝반짝 빛나는 그 눈빛이 가능한 오랫동안 행복으로 빛날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다.
그래야, 앞으로 그 눈에서 날 눈물과 슬픔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길 테니깐.
세상에 와줘서, 내 품으로 와줘서 고마워 아가!
오늘도 빠르고 무난한 취침 더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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