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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쉬어갑니다 Sep 10. 2020

같이 사는 법2

혼자 사는 것 만큼이나 즐거운

2. 우리의 관심사

여행, 커피, 영화, 자전거, 독서, 여름, 인테리어, 홈파티, 재테크(ㅋ) 등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동안 함께 만들어낸 같이 좋아하는 것들이다. (앗! 손잡고 함께 눈가를 튜닝하고 온 건 비밀!)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창 밖의 사람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하고,

영화를 보고 토론하기를 좋아한다.

무더운 여름에는 훌쩍 떠나기를 좋아하고,

가을이 오면 자전거를 타러 한강에 다닌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을 처음부터 '함께' 좋아하지는 않았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처음 만난 우리는 돈이 별로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혼자 용기 있게 미국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의 도움으로 갈 수 있었던 나와 달리 

혼자 모은 값진 경비로 더 멋있고 호기롭게 미국에 도착한 그가 있었다.


집에서 받는 약간의 용돈과 주 3회의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그리고 그는 인턴에서 받는 월급으로 우리의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첫 데이트, 소위 '삼귀는' 시즌에 우리는 근처 몰에서 어벤저스2를 함께 보았고, 식사는 내가 준비해 간 도시락으로 함께하는 첫 끼니로 마무리했다. (아마 비용절감이 목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함께 스며드는 첫 시작이었다.

나는 히어로물을 일절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기 때문. 하지만 그후 어벤저스 시리즈부터 온갖 히어로물을 함께보는 사이가 되었다.


그가 모아 온 돈을 탈탈 털어 구매한 10년도 넘어 덜덜 거리는 중고차로 우리는 참 많은 곳을 함께 누비며 여행 스타일을 맞춰 나갔다. (물론 여행 스타일이란 한 번에 맞춰지지 않아서 신혼 여행 후 돌아오는 비행기에선 따로 올뻔 했고 그리고도 4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싸우곤 한다!!)


함께 데이트를 하며 카페를 다니다 보니, 커피에 관심이 생겼고 이제는 서로 찾아낸 맛있는 카페를 찾아다니기도하고 좋은 원두가 생기면 집에서 함께 내려먹기도 하고, 커피의 나라 호주를 여행하는 사이가 되었다.

군것질이 뭔지 모르던 그는 어느새 커피와 함께 곁들이는 케이크를 먼저 고르는 사람이 되었다.


물론 관심사에 있어서 모든 것이 비슷해지지 않는다.

우리의 책장을 보면 경제 vs 소설로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하지만 서로 강요하지 않는다. 함께 책을 읽는 그 시간을 즐기면 되니까.

 

취향이 완전 다르다는 커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받아들이고 공통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쌓인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되어 주기 때문에.


살면서 지칠 때 내 옆에 누군가 함께 있다는 마음만으로도 힘이 나기도 하고,

별 것 없어도 좋았던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되돌아보기도 하고,

상대가 미울 때도 극복할 수 있는 추억이 생기기 때문에.

시간이 모여 추억이 되고 현재가 지나가고 함께 할 미래가 그려지는 내일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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