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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여름 Nov 22. 2021

사랑없이 살 수 있나요?

사랑이 필요한 이유






요새는 사랑에 대해 고민이  많다. 누군가를 사랑했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하고,  대상이 바뀌기도 한다.  나와 죽이  맞는 사람을 만나  고차원적인 감정을 느껴보고 싶기도 해서, 이리 저리 사랑을 찾아 헤매는 아이처럼 두리번 거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물론 이는 사랑하는 대상 하나가  생기면 멈추고  대상에게만 집중하게  일이겠지만. 물론  행동이 물불 가리지 않고 하는 행동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성격은  비단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음악이나 영화, 책이나 어떠한 저를 둘러싼 세계를 사랑하는 일에도 적용이 되므로, 나는 본래 이렇게 사랑이 많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혼자서도 온전하고 독립적이지만 사랑을 하면 좀 더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궁금증과 호기심에 휩싸인다. 사랑 따위 없어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특히나 혼자서 와인바를 다녀오거나 오케스트라를 볼때, 혹은 좋은 영화를 볼 때, 좋은 것을 볼 때. 그렇게 돌아오는 길에는 이것을 누군가와 함께 즐겼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공허해진다. 그저 좋았다는 감정을 나누고 싶고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인데, 어쩐지 이런 감상을 나눌 사람 조차 없다는 것은 왜인지 나를 외롭게 만든다.


사랑을 한다면 그만큼 책임을 져야하고, 좋은 만큼 힘든 감정도 동반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있지만 나는 사랑을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보고 주변인들이 하는 말은 “굳이 사랑을 해야해?” 라는 말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마치 애쓰던 것이 - 하고 터져버리는 것처럼 힘이 빠진다. 누군가  애쓰는 모습을 폄하한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게. 남들 눈에는 내가 애쓰는 것처럼 보이나? 안쓰럽게 보여질 정도로?



문득 기분이 이상해지고 생각이 많아졌다. 순식간에 내가 사랑밖에 모르는 철없는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내가 이렇게 사랑을 찾아 헤맨다고 해서 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제 인생을 못 사는 것도 아닌데!  나는 나의 자리에서 내가 해야할 도리를 하면서도 인생을 윤택하게 만들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이다. 독립적인 것과 사랑을 하고 싶은 감정은 다르다. 그런데 왜 저의 많은 이들이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그들은 내가 혼자로 충분한 삶을 원하는지, 함께인 삶을 원하는지는 모르면서.



그렇게 나는 주변인들에게 나의 의문을 던지게 되었고, 아래는 나의 주변인들로 부터 온 답변이다.

혼자 두고 두고 보기는 아까운 소중한 생각들.  보물같이 아름다운 생각들을 조심스럽게 풀어내고자 한다.






1.



결핍에 의한 사랑 찾기와 그와는 상관 없이 사랑이라는 고귀하면서도 때론 힘든, 최고의 감정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경험하고 싶은  분명 다른 동기와 목적이 있는 듯하니까 .사랑은 때론 기다림이 필요하기도   같아, 누군가는 사랑은 문학과 같다 라고 하지. 시인은 주변의 일상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아 공감을 불러오기도 하고.  지나치던 길가의 코스모스가 어느  이른 아침 등교 길에 아침 햇살을 받으며 미풍에 흔들리는 모습을 볼때  코스모스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처럼. 흔들리는  마음 같기도하고 흔들리며  뿌리에 자기 기분을 전하는  같기도 하지. 같은 반에서  수업을 받으며 관심없이 보아온 남학생이 어느   순간에 작은 움직임과 조금 다른  매무새 만으로도  친구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나 하며 조금은 특별한 의미로 나에게 관심을 갖도록 다가오기도 한단다. 그래서 사랑은 일상에서 특별한 것을 발견하기라고 할까? 차분히 자기 일에 열중하며 생활하다 보면 누군가가 어느  너에게서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고 너에게 다가올  있지 않을까?


따뜻한 그녀의 편지를 받고 기분이 좋아졌다.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이라 그런지 역시나 나의 이야기에 공감을 잘 해주신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 교수님을 사랑하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2.


일단 사랑이 무언가의 결핍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아니거든. 물론 사랑 때문에 힘들 때도 생길  있지만 어떻게 사랑에 빠진 사람을 비난할  있겠어? 그냥 그렇게  것인걸.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는 것과  아닌 존재를 사랑하는  엄연히 다른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진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존재를 사랑할  사랑이 가진 밝은 기운이 좋은 영향을 펼친다고 생각하는데.


나와 함께 사랑 예찬론자인 그녀. 우리는 사랑이 많다.






 사랑으로 내가 고통을 받을  있겠지. 하지만 다른 관계에서 받을  없는 무수한 것들도 많을텐데.




사랑은 고통을 받을 것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을 포용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관계에서 받을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을 나누게 되는 마음.








3.

 사랑은 상대를 거울 삼아 나를 이해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나를  완전하고 독립적으로 만드는 사건이다.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할까? 고민하게 되듯. 평소에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말도 안되는 대상이라 생각하며 따져보지도 않았을 문제들을 따져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편으로는 사람이 사랑을 꿈꾸는 것은 당연하다.








 사랑이 판타지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어쩌면 사랑은 현실이다. 나와 다른 상대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래서 그게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갈  있다는 희망.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자극.






인생은 원래 혼자다라고 이야기하기 하는 사람들의 말은 마치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서 상처 받는 것이 두려운 사람이  이상 상처받기 싫어 방어기제를 가지고 하는 말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어리석고 안쓰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인생을 혼자   있다고? 아니, 그건 틀렸다. 인생은 절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의 편안함은 있겠지만,  편안함 속에 결코 채워질  없는 공허함과 결핍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   있다고 독단적으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벽을 치는 행동은 결국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행동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인간은 타인을 통해, 그리고 사랑을 통해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랑 없이   있다는 말은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나 무턱대고   있는 말이다. 한번 그것을 제대로 경험한사람은 결코  말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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