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부풀었다가도 금새 꺼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삶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부풀어서 그 순간만큼이라도 열심히 했으면 된 것 아닌가? 난 그렇게 또 나의 순간적 게으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하는 것이다.
열심히 무언가에 몰두하다보면 금방 시간이 지나있다. 분명 카페에 점심을 먹고 온 것 같은데 어느새 마감시간을 지나있다. 그렇게 무언가에 몰두하는 느낌은 날 살아있게 만든다.
나에게 있어서 정신적인 고양은 밥을 먹거나 나를 꾸미는 일 이상으로 훨씬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아무리 굶어도, 내 행색이 초라해도 나를 반짝 반짝 빛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무기로 남는다. 어떤 몰상식에도 의견을 굽히지 않을 수 있는 자신감, 다른 사람이 맞다고 말하는 것에 아니라고 생각하고 내 고고함을 유지할 수 있는 단단함. 그런 것들을 지니고 유지하는 것 자체가 내 인생에 있어서는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자 소중한 활동 중 하나이다. 글과 영화를 접하며 , 나는 그렇게 자주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지성 속에 놓여 흠뻑 젖는다. 그들과 호흡하며 내 내면의 호수를 가꾸어 가는 일, 이로써 나는 그 어떤 곳에 있지 않다는 느낌, 즉 초월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