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달짝지근해: 7510 리뷰
타고난 미각 100%, 현실 감각은 0%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 과자밖에 모르는 ‘치호’ 앞에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 ‘일영’(김희선)이 나타나고, ‘치호’는 인생의 새로운 맛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여기에 염치없고 철까지 없는 형 ‘석호’(차인표), 자아도취 제과회사 사장 ‘병훈’(진선규), 예측불가한 과몰입러 ‘은숙’(한선화)까지 제대로 엮이게 된 ‘치호’. 매일 쳇바퀴 같은 삶을 살던 그의 인생이 버라이어티 한 변화로 뒤덮이기 시작하는데... OMG 세상에 이런 맛이! 올여름, 달짝지근해진 그가 온다!
제과 회사 신제품 연구를 담당하며 회사의 주요 연구원으로 일하는 '치호'.
다만, 틀에 박힌 일상 패턴과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그의 모습 때문에 회사 내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
그런 그의 일상에 형 '석호'와 캐피탈 회사 직원 '일영'이 나타난다.
형이 캐피탈 회사에 빌린 빚을 갚기 위해 일영의 회사에 방문한 치호를 보곤 어딘가 알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일영은 점점 그의 일상으로 스며들기 시작하며 틀에 박힌 치호의 일상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못마땅히 생각하는 '석호'와 일영의 딸 '진주'.
과연, 7510(치호, 일영)의 사랑은 순탄히 흘러갈 수 있을까?
세상의 편견은 비뚤어진 눈에만 보이는 거야
저는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 하나의 문장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거나 영화 속에서 치호를 상대하는 사람들은 치호가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시간에 대한 강박, 또래의 남들과는 다른 순수함 등...
그런 치호를 어떤 사람들은 '모지리'라고 부르고, 어떤 사람들은 그가 쳐다보는 것을 째려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쫓아오고, 치호의 형 석호는 치호에게 어떤 상황에서는 이유를 묻지 말고 "그러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을 하라며 남들과는 다른 치호의 모습을 감추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치호의 모습을 그에게 씌우고자 하는 것이 아닌
진짜 치호의 모습을 사랑해 주는 일영을 만나며
치호는 틀에 박힌 일상 속에서 점점 사랑이라는 감정을, 슬픔이라는 감정을, 원망이라는 감정을 느낍니다.
: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
치호를 바라보는 세상은 어딘가 비뚤어져 있습니다.
치호가 바라보는 것을 째려본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를 초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 만났음에도 자신이 기획하는 사회고발 프로그램에 인터뷰시킴으로써
그를 그저 목적으로서 대하는 동창
내부 고발한 치호임에도 핵심 연구원이라는 이유로 그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그가 만나고 있는 일영과 이별시킴으로써 그를 붙잡아두려는 회사 사람들
치호를 보증인으로 세워 돈을 빌리고 연체를 하는 중임에도 치호의 돈으로 도박을 하고, 그의 연애를 하면 자신에게 돈을 주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그의 연애를 막는 석호
일영과 함께 아버지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으며 치호를 모자라다고 생각하며 맘에 들어하지 않는 진주
그리고, 치호는 이러한 사람들의 '같다'의 반대는 '틀리다'라는 사람들의 이분법적인 세상에 대해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자신의 생각을 토론 방송에서 드러냅니다.
또한 영화 그 자체가 우리들의 편견에 대항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정우성, 차인표 하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로맨스 장르의 작품이 떠오릅니다.
그럼, 유해진 하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시나요?
당연 코미디 영화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코미디 장르의 주연 혹은 로맨스 작품의 조연으로서 활약하던 유해진과
로맨스 작품의 주연 혹은 코미디 장르에서 카메오로 등장하던 정우성과 차인표를
정반대의 위치에 둠으로서 우리들이 작품과 배우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즉, 이 영화의 캐스팅 자체가 우리들의 편견을 완전히 깨부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치호는 일영과 잠시 휴식기를 가지는 동안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일영을 만나는 동안 달리기를 한 번도 하지 않던 치호는 왜 달리기를 시작한 것일까.
작 중 일영은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없었지만
치호의 도움으로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차도 장만하게 됩니다.
그리고, 치호는 그런 일영이 언젠가 멀리 떠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어렸을 때 형을 찾으러 뛰어다녔던 것처럼
일영이 사라졌을 때 그녀를 찾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치호에게도 자동차가 있지만
남들을 배려하는 치호의 입장에서 자동차를 타고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면 뒤차들과 교통사고가 날 수 있기에
달리기를 연습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요즘처럼 자극이 넘쳐나는 미디어 시대에 지친 사람들에게
김희선과 유해진의 로맨스는 잠시나마 웃음과 이제는 사라지고 있는 젊은 날의 순수함에 대한 뭉클함을 선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밌었던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