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담 Nov 06. 2023

나약함은 인정을 원한다

인간은 본디 나약하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라캉은 우리는 두 번의 원치 않는 이별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첫 번째 이별은 우리가 세상으로 나오기 이전 10개월을 보내던 어머니의 배 속에서 세상으로 나오는 '출산'

두 번째 이별은 어머니의 모유 수유 중단입니다.


이 두 번의 이별은 모두 우리가 원치 않는 즉, 강제적으로 일어난 이별이라고 라캉은 보았습니다.


내가 원해서 세상으로 나온 것이 아니고, 내가 원해서 어머니의 젖을 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라캉은 우리들 모두의 잠재의식 속에는 또 다시 강제적인 이별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다른 이의 사랑을 욕망하는 욕구가 생긴다고 보았습니다. 비단 이것은 사랑이 아니라 밥그릇, 우리의 생존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빨, 발톱 등 생존에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동물과 달리 우리는 유아기까지는 제대로 걷지도, 제대로 먹지도, 제대로 배변을 하지도 못합니다. 부모 혹은 선생님 등 다양한 이들의 도움이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가 인간이기에 우리는 생존의 도구로서 타인의 욕망을 욕구하고 그것을 충족시켜줌으로써 그들의 사랑과 보살핌을 얻습니다.


예를 들어, 시험 성적 100점을 받으면 부모님이 웃으시며 맛있는 것을 사주시는 것을 통해 우리는 부모님의 기쁨과 사랑을 갈망하며 높은 성적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흔히 이야기 하는 '사(士)'자 직업을 갈구합니다. 왜 많은 이들이 해당 직업들을 갈구하는 것일까요?


이 또한 인정욕구와 관계되어 있습니다.


변호사, 의사, 판사 등은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직업입니다. 직업이 변호사, 의사, 판사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부러움의 눈초리를 그 사람을 바라보며 이는 어느새 '사'자 직업을 갖게 되는 순간,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 보편화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당연히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 혹은 자신이 이룬 꿈을 자식 또한 이루기를 갈망하고, 자식은 그런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고, 사회와 부모에게 인정받고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자 직업을 갈망합니다.


이후, 그 직업의 길에서 장애물을 만나고 쓰러지게 되었을 때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아, 이 길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던 길이 아니라 부모님이 원하시던 길을 원했던 것이구나.


우리는 모두 이러한 인정욕구를 지니고 있습니다.

부모에게 인정받고자, 선생님에게 인정받고자, 애인에게 인정받고자, 회사에서 인정받고자...


'행위'

사전에서는 행위의 정의를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행하는 것"이라고 나타냅니다. 하지만, 타인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고자 어쩔 수 없이 행하는 행위는 과연 우리의 진정한 의지로 행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오늘은 누구의 오늘인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