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테 기대하지 마라
석가모니가 말한 삶의 본보기가 될 짧은 문구들을 기록한 ‘법구경’에 이러한 구절이 존재한다.
“사랑으로부터 고통이 생기고
애정으로부터 슬픔이 생기고
쾌락으로부터 후회가 생기고
욕망으로부터 절망이 생기고
갈망으로부터 불안이 생긴다.”
사랑과 고통, 애정과 슬픔, 쾌락과 후회, 욕망과 절망, 갈망과 불안은 모두 상반된 감정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상반된 감정들이 서로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그건 우리가 ‘기대’했기 때문이다.
기대는 필연적으로 고통을 불러온다.
사랑을 하게 되면 내가 애인을 사랑하는 것만큼 애인도 나를 사랑해주기를 기대하고
내가 남에게 베푸는 것만큼 남 또한 나에게 베풀기를 기대하고
쾌락으로 점철된 즐거운 유흥의 시간이 끝나지 않기를 기대하며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이 혹은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얻기를 기대하고 갈망한다.
하지만, 그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우리는 그로부터 고통, 슬픔, 후회, 절망,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인간관계에 목말라 있던 중학생 시절 어느 철학자가 했던 말을 아직도 나는 기억한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먼저 베풀어라.”
이 말을 본 나는 남들에게 먼저 베풀었다. 그 사람이 그저 좋아서 아무 조건 없이 나의 시간과 감정 등을 베풀었다.
처음에는 상대 또한 나의 배려에 고마워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는 나의 배려를 당연시했고, 그의 부탁을 어쩌다 한 번 거절했을 때는 되레 나에게 “평소에 남들 부탁은 잘 들어주면서 왜 자신의 부탁은 들어주지 않냐”며 화를 냈다.
이러한 과정을 몇 차례 거치며 나는 ‘먼저 베푸는 것은 좋지만, 메아리 없는 베풂은 하지 말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아무 대가 없이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자원봉사자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나는 그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으며 내가 베푼 만큼 보답하는 상대에게만 나의 감정과 시간, 선물 등을 한다.
이러한 모습이 계산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간관계에서는 감정적으로 다가가면 이성적으로 다가갔을 때보다 상처 입을 확률이 더 높다.
이전에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웃는 얼굴에 침 뱉는 게 정색한 얼굴에 침 뱉기보다 더욱 쉽다.
당신이 자원봉사자가 아니라면 남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모든 것을 베풀며 웃지 마라. 그 순간 상대는 당신을 호구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