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by 이담


"존재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다"라던 누군가의 말을


"만약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법을 잊었기 때문이다"라던 누군가의 말을


"사람은 일어나는 일에 상처받는 게 아니라 일어나는 일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에 상처를 받는다"라던 누군가의 말을


"삶은 코스튬을 입고 즐기는 소풍과 같다"라며

"우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본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바람과 두려움과 관심과 집착이 투영된 결과물을 볼뿐이다"라던 누군가의 말을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라던 누군가의 말을


"사랑은 기회가 찾아오면 스스로를 투영할 대상을 찾으며 그 대상이 사라지면 또 새로운 대상을 찾는다"라던 누군가의 말을


"삶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문제가 소멸하도록 삶을 살아가며 살아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행복을 얻기를 원하면 무엇도 두려워해선 안된다"라던 누군가의 말을


"무해한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며 좋은 사람은 매우 위험하지만, 그것을 자발적으로 통제하는 사람이다"라던 누군가의 말을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라던 누군가의 말을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긴 시간을 스쳐가는 짧은 순간"이라던 누군가의 말을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을


이 비를 맞으며 다시금 기억해낸다.

이제 다시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펴야겠다.


*위쪽에서부터 쇼펜하우어, 미하엘 하우스켈러. 몽테뉴, 허먼 멜빌, 니체, 마르셀 프루스트, 비트겐슈타인, 조던 피터슨, 류시화, 신해철, 불교 용어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나를 원망했던 적이 많았다.


나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그 사람의 반응을 의식하며 '내가 무언가를 잘못한 게 있을까' 생각하며 나에게서 문제점을 찾으려고 애썼다.


안갯속에 감춰진 행복을 찾기 위해 지금의 감정을 태워가며 행복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행복에 다가가기도 전에 지금의 감정은 새까맣게 재가 되어버렸고, 그렇게 나는 점점 위축됐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가 아닌 나를 힘들게 만드는 내가 싫어질 무렵, 서랍에 꽂힌 책들 몇 권을 꺼내 들었다.


나의 오랜 책 읽기 습관은 맘에 드는 문장이나 부분이 있으면 해당 문장을 형광펜으로 색칠하고, 페이지 상단 모서리 부분을 접어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다시금 책을 읽고 싶어 졌을 때 접힌 부분들만 펼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랍 속의 책들 몇 권을 꺼내 펼쳐보니 책 속의 문장들이 나에게 해답을 주기도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去者必返)"


"만남에는 헤어짐이 있고, 떠남이 있으면 반드시 돌아온다."는 뜻을 가진 이 말이 나의 끈질겼던 질문 중 마지막 답변이 되었다.


결국, 우리가 마주치게 될 시련에도 헤어짐이 있고, 나를 떠났던 사람도 언젠가는 돌아온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별처럼 스스로를 불태워 빛을 내는 일이다.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고,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기에


별은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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