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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Aug 25. 2020

[큐산어보] 수트입은 바다의 깡패 범고래

정약전

실학자, 자산어보의 저자, 정약용의 형


  箕尾鯊(기미사) 속명 - 耐安鯊(내안사), 豚蘇兒(돈소아) 라고 부른다.

  큰놈은 50~60척(15m~18m-실재 암컷 최대 8.5m, 수컷 최대 9.8m)이다. 형상은 다른 사어와 같지만 몸통은 순흑생이다. 지느러미와 꼬리는 키만큼 커서 바다 사어 가운데 가장 크다. 큰 바다에 산다. 비가 내리려 하면 무리로 나와서 고래처럼 물을 뿜기 때문에 배가 감히 가까이 가지 못한다.



미상

x안 으로 기록되어 있다 누군가 주석을 달았으나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다.


사기의 진시황본기에서 방사인 서시 등이 바다로 나가 신약(불로초??)를 몇 년 동안 구했으나 얻지 못하자 거짓말로 '봉래'에서 신약을 구할 수는 있었지만 항상 대교(?)에게 고초를 당했기 때문에 올 수 없었습니다.'라 했다

<<조수고(명나라의 저서)>>에서는 바다 사어 가운데 후두사는 몸통이 검다. 큰 놈은 무게가 200근(120kg??)인데, 봄철 그믐날에 항상 바다 근처에 있는 산기슭에 올랐다가 10일이 지나면 호랑이로 변한다(!?!?!?)고 했다. 이 모두가 지금의 기미사(범고래)를 가리킨 것이다. 다만 호랑이로 변한다는 설은 실제로 확인된 적이 없다. 

술이기(중국 남조 임방(460~508)이 지은 기문, 전설집)에서는 "어호는 늙으면 교어로 변한다"라고 했다. 이시진은 녹사는 사슴으로 변할 수 있고 호사는 호어가 변한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이는 사물은 본래 서로 변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을 명화하게 밝힌 적은 없다.


큐 

현대인


Killer whale 

국내 학명 : 흰줄박이물돼지


우리가 소비하는 범고래의 이미지
실재 범고래의 이미지

 고래는 원래 해안에서 먹이를 구하던 육지동물이 점차 바다로 진출하면서 물고기와 비슷한 형상으로 진화한 것이다. 포유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며 아가미 호흡이 아닌 폐호흡을 하기 때문에 호흡을 위해서는 종종 물 위로 올라와야 한다.(TMI로 고래와 가장 유사한 육상동물로는 하마가 있다.)

  고래는 크게 수염 고래와 이빨 고래로 나뉜다. 원래는 이빨 고래밖에 없었지만 돌연변이의 결과로 이빨이 수염처럼 자란 수염 고래와, 기존처럼 이빨을 지닌 이빨 고래로 그 종류가 나뉜다. 범고래는 그 이빨 고래 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크고, 지능이 높으며, 포악하기로 유명하다.

  자산어보에서 범고래를 다루고 있을 줄 몰랐다. 실재 범고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정보들이지만, 그만큼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이 흥미롭다.(진시황의 불로초 찾기를 범고래가 방해한 건 처음 알았다.)  다른 건 몰라도 검은 몸체와 거대한 크기만큼은 모두 동일하게 기록하고 있으니, 당시 정보망으로는 최선을 다해 기록한 것이 아닐까 싶다.

  포유강 고래목 참돌고래 과로 전대 서양에 분포한다. 4~7년 정도면 성체에 다다르는데 암컷은 최대 8.5m 수컷은 최대 9.8m까지 자란다. 몸무게는 각각 7.5톤, 10톤 수준이다. 수명은 약 50년 정도이나 최대 100년 정도 생존한다고 전해진다.




 범고래는 지능이 높은 생물이다. 지능이 단순히 뇌의 크기에 비례하지는 않더라도(세부적으로는 직접도와 관련이 있다고한다) 범고래의 대뇌화 지수(신체 대비 뇌의 용적)는 2.57~3.3으로 2.2~2.5인 침팬지보다 높다. 인간보다는 약 4배 정도 큰 뇌를 가지고 있다.(인간의 대뇌화 지수는 7.44다)

  대뇌화 지수는 인간보다 낮더라도 그 절대적인 크기가 더 크고 인간의 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피질도 존재한다고 하니 범고래가 느끼며 살아가는 세계는 인간이 느끼는 세계와는 확연히 다르지 않을까 싶다. 


  동물계에서 무리를 이룰 수 있는 숫자는 신피질의 부피와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 머리가 좋을수록 큰 무리를 이룰 수 있다. 범고래는 모계를 중심으로 약 50마리 정도가 하나의 부족사회를 이룬다. 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그들끼리 통용되는 언어, 사냥법, 놀이 등 '문화'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다른 부족끼리는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




 인간이 먹고사는 방법이 다양하듯이 이들의 사냥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기본적인 몰이사냥부터 낚시, 해변 몰이사냥(모든 부족에서 행하는 사냥은 아니며, 해변가에 불시착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공놀이(위 짤 참고)까지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사냥을 한다. 한 동영상에는 사료로 지급받은 정어리를 수조 밖에 올려놓은 다음 이걸 먹으러 온 왜가리(?)를 사냥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치킨이 땡겼나보다.

  타고난 피지컬과 지능으로 인간 외 천적이 없다. 특이하게도 인간을 공격하거나 먹이로 삼는 일은 거의 없고 도움을 주거나 소통을 시도하는 것 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움짤 참조) 자신들과 같이 지능이 있는 생물임을 인지하여 소통을 시도한다는 썰과 인간의 범고래 사냥 등이 후대에 전해져 '인간은 위험한 동물'임을 인지하기 때문이라는 썰이 있다. 전자는 낭만적이고 후자는 뭔가 현실적이다(인간이 미안해)


범고래가 동해안에?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57194&ref=A


  최근 범고래가 동해안에 나타났다는 기사를 접했다.(2020년 1월 기사) 네셔널지오그래픽에서나 보던 범고래가 동해안에 출몰했다니 참 신기하다. '킬러 웨일'이라는 이름답게 동해안에 서식하는 돌고래 등 먹이자원을 쫒아 내려온 것으로 추정한다. 

  녹화본을 보면 "야 잘생겼다"라고 감탄하는 부분이 있다. 약 십 미터에 달하는 범고래는 멀리서 봐도 위용이 대단한 모양이다.


흰 범고래?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819601012&wlog_tag3=naver


출처=샐리쉬해범고래재단 / 기사에서 발췌


기사에 따르면 하얀 범고래가 알래스카 남동쪽 해역에서 발견되었다. 식별 번호 T46Bs 무리에 속한 T46-B1B 개체로 별칭은 '달'(루나??)이다.  범고래 무리는 3대가 함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양옆의 두 마리 고래는 어미 고래와 할머니 고래로 파악되고 있다.


추신


 영물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사람의 지혜로는 짐작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하고 신비스러운 물건이나 생명체 또는 영적 실체'를 이르는 말이다. 



  자산어보의 주석에서 볼 수 있듯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서술에 따르면 범고래는 과거부터 영물로 여겨져 왔던 것 같다. 진시황의 불로초 탐사를 가로막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 범으로 변신하기도 하며, 무리를 지어 힘을 과시하기도 한다. 



  물론 현재는 이와 같은 기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지만, 이 지구상에 고등한 지적 능력을 가진 생명체가 과연 인간뿐일까 하는 물음에 범고래는 하나의 화두를 던져주는 것 같다. 



  영물은 영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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