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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Nov 14. 2020

MBTI의 신뢰성에 대한 심층분석MBTI는 사기인가?

MBTI의 세련화


  모든 이론은 초보적인 단계를 지나 세련화를 거치게 된다. 세련화는 세분화와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 


  TMI로 사주역시 음양 -> 오행  -> 사계의 추가 순서로 세련화가 진행되었다.


  MBTI는 16가지 유형 외에도 사분할 / 기질 / 태도지표 / 심리기능은 두가지 지표의 조합으로 개인의 성격을 파악 하기도 한다. 4가지 조합으로 개인의 성격을 파악하는 유형 해석보다 간단하지만, 사용자의 역량에 따라 적은 노력으로 깊이 있는 해석이 가능한 방식이며, MBTI에 이에 따른 이론도 잘 적립되어 있다.


  사분할/기질/태도지표/심리기능의 경우 타로카드의 해석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타로카드의 경우 카드를 뽑고 각 카드가 상징하는 것들을 서로 연결하여 스토리텔링을 하는 식으로 해석이 이루어진다.(진행자의 역량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MBTI의 경우 이러한 부분들이 이론, 매뉴얼로 정리가 되어있고 실제 해석에 적용할 때는 내담자의 상황에 맞게 대화를 진행하다 보면 전체적인 해석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건 다음번 포스팅에서 다루어보고 이번 포스팅은 MBTI의 신뢰성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심리학의 어려움


  알파벳 4가지 조합으로 사람의 심리를 꿰뚫수 있냐라고 묻는다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검사가 유용성이 입증이 되고 신뢰도와 타당성이 높다면 그 검사는 정부기관이나 학교 등에서 이미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MBTI 유형이 주민등록증에 새겨지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식으로 사용되는 검사를 몇 가지 꼽아보자면


  1. 고용센터에서는 홀랜드 검사를 기반으로 적성을 탐색하고 있다.


  2. 웩슬러 성인 지능검사의 경우 유일한 법적 참고 자료로 사용이 가능한 검사다. 


  3. 군대에서는  MMPI를 기반으로 KMPI를 만들어 운영하였으며, 다수 변화를 거쳐 현재 신인성 검사 2.0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특히 KMPI는 1995~2006년 사용되었고 최용건(중위-대위)님이 MMPI를 참고하여 한국형으로 만든 검사인데, 전문 기관이나 전공자가 아닌 현역 군인이 개발(번안?) 했다는 점이 참 흥미롭다.




  현재 MBTI가 적용되고 있는 공식적인 정부 기관은 확인되지 않는다. 일부 학교나 회사에서 사용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정규적으로 사용된다기보다는 워크숍이나 이벤트성으로 사용되는 듯하다. MBTI 협회에서는 타인과의 소통이나 취업/진로 파악 등에 MBTI가 큰 도움이 되는 검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이러한 해석이 과연 학자의 이론, 뇌피셜에서 기인하였는지 오랜 데이터 축적의 결과인지 명확하지 않고(현재 MBTI 협회에서 하는 작업이 대부분 빅데이터화 작업으로 확인된다.) 매뉴얼, 저서마다 각기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긴 하다.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작년 심리학과에 편입하여 골머리를 썩은 결과 이런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앞서 열거한 이러한 검사들은 사회과학의 영역에서 사용되는 검사들이고 사회과학은 자연과학과 다른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연과학은 어떤 이론의 발견으로 기존 이론이 전부 뒤집어질 수 있지만, 사회과학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마치 계속 덧씌워 그리는 유화와 같다. 새로운 이론은 기존 이론에 빚을 지고 있으며, 발전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이론의 경우에도 사회과학의 경우 완벽한 이론이 존재할 수 없다. 


  검사-재검사하였을 때 95% 이상 일치할 경우 해당 이론이 타당성을 지닌다. MBTI는 여기서 약점이 한 가지 있는데 한국과 미국의 MBTI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8.0이다. 80%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축약 본의 경우 신뢰성이 더 떨어진다고(4.0~5.0수준) 한다. 타당성이 없지는 않지만, 타당성이 부족하다고는 표현할 수 있다.


  협회의 공식 검사도 이러할 텐데 인증을 받지 않은 여러 검사들이 난무하는 MBTI 세계에서 '신뢰하기 어렵다'라는 말이 오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8할 정도면 상담하는 사람의 역량, 소양에 따라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단순히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그래서 MBTI를 사용하는 소수 상담사들의 경우 MBTI를 사용하면서도 MBTI 이론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난 상담을 지향하기도 한다. 나 역시도 MBTI는 정신분석학에 대한 이해부터 현대 심리학에 대한 이해까지 겸할 때 사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협회는 지속적으로 이론을 발전시켜 최대한 신뢰도-타당도를 높이는 것이고 MBTI를 사용하는 상담사의 경우에도 MBTI만 파는 것보다는 정신분석학부터 현대 심리학, 비슷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검사와 상담기법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상담에 적용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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