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를 보고 있으면 제정 러시아의 몰락한 차르 가족의 막내딸 아나스타샤 로마노프가 생각난다.(막내딸은 볼셰비키의 학살로부터 도망쳤다는 썰이 있다. 아닌 것으로 판명 났지만) 작중 시리는 영웅 서사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1. 비범한 탄생 2. 조력자의 등장 3. 강력한 적이 등장한다. 아직 시즌 1으로 충분히 캐릭터 성격이 드러나 보이진 않지만, 시즌 2가 기대되는 캐릭터 중 하다. 이만 잡설은 줄이고 MBTI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성과 감정의 스파크
가상의 인물이지만 MBTI 상담을 시작할 때 몇 가지 공지하는 게 있다면, 1. 최근 우울증과 같은 문제가 있었는지, 2. 가까운 사람과 이별 또는 사별하지는 않았는지? 3. 이직이나 퇴사, 전학과 같은 환경에 큰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이런 경우 MBTI 검사를 추천하지 않는다. 시리는 청소년기에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여러 일을 거치면서 시즌 1을 관통한다. 이를 감안하고 보면 시즌 2에서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시즌 1에서 시리의 행동양식은 ENTP 적인 모습을 보인다.
ENTP 성향은 열정과 비전, 톡특성을 키워드로 역동적인 지적, 활동적 성향을 보인다. 발명가형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회와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색하며 아이 같은 모습(시리는 아이긴 하지만)과 어떤 상황 속에서도 후회를 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직관에서 오는 비전, 이상, 가능성에 대한 탐색과 그것을 향하는 활동성(외향)이 강하게 작용하며 융통성(P)도 그때그때 잘 발휘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성으로 절망하거나 후회할 시간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경향을 보인다.
ENTP의 3차 기능은 감정, 열등 기능은 감각이다. 피난길에서 시리는 종종 현실감각을 잃곤 하는데, 현재를 상황을 주시하고 꼼꼼하게 파악하는, 감각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특수한 상황에 처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가족으로 인정한 동료조차도 자신의 비전을 위해 위험에 빠트리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반항과 공격성도 ENTP가 같은 특징 중 하나다. 시리를 도와준 캐릭터는 잠깐 나오긴 했지만 ISFJ 성향이 아닐까 싶다. 상대에 헌신하지만 자기 주관이 있고, 속앓이가 많은 편으로 일정 선을 넘으면 관계를 끊는다.
ENTP 성향은 전략적 분석이 뛰어나다. 솔직하고 후회를 모르며 가능성, 개혁에 초점을 맞춘다. 시즌 2에서 시리는 이런 방향에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 캐릭터다. 앞서 말했듯이 시리는 아직 어리고, 특수한 상황에 처한 캐릭터다. 위쳐 세계관 자체가 역동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게롤트나 예니퍼는 자아를 어느 정도 굳힌 상태라면 시리는 앞으로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쯤에서 분석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