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일반강사처돌이 3년차에 도달한 지금 MBTI의 신뢰성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콘텐츠를 제작하였지만, 재차 정리를 한번 해보자면 MBTI도 도구적 맥락에서 접근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세상에 못이 한 번에 박히는 어마어마하게 좋은 망치가 있다고 했을 때 이 망치는 매우 훌륭하고 좋은 도구이지만, 사람이 망치만 가지고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MBTI는 타인과의 관계를 이해하거나 진로/내면 탐구에 상당히 유용한 도구이지만, 마찬가지로 인생 전반과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설명할 수는 없는, 명백한 한계를 가진 도구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접근하면 사주나 풍수지리, 별자리, 타로카드들도 각자의 영역에서는 나름의 효용성을 가지게 됩니다. MBTI 무료검사라고 불리는 16퍼스널리티도 나름의 효용을 지니고 있는 도구이며, 심지어 히포크라테스의 심신상관론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 하더라도 생각을 해보는 도구로서는 쓸모가 있다고 생각해요.
심신상관론은 재밌으니까 한번 써보고 지나가겠습니다.
1. 다혈질
- 감정이 풍부하고 외향적이다. 기발하고 아이디어가 많으며 창조적인 편, 깊은 생각을 하기보다 느낌을 따르며 아이처럼 순진하고 단순한 구석이 있다. 친구를 쉽게 사귀며 스킨십을 좋아한다.
2. 황담즙질
- 타고난 리더격으로 의지가 강하고 일 중심적이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솔직하다. 승부욕과 지배욕이 강한 편으로 거칠고 화를 잘 낸다.
3. 흑담즙질
- 완벽주의자, 이상주의자가 많으며 내성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하다. 재능이 많고 천재성이 있다. 예술, 학문 등의 분야에 뛰어나며 자기중심적이고 신경이 예민하며 까다롭다.
4. 점액질
- 만사 태평하고 평온하다. 기억력이 좋으며 대인관계가 좋은 편이다. 조용하면서도 재치가 있다.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일을 잘 미루고 게으르다. 겁이 많고 이기적이며 고집스러운 면도 있다.
이것을 보고 어떤 인사이트를 얻거나,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그 순간만큼은 자신또는 타인에 대한 이해가 한층더 깊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쟁과 갈등이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부터, 또는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의미가 있는 부분입니다. 소위 과몰입을 하지 않는다면 매우 건전한 활용 방식이죠. 여기에 '그런 근거 없는 비과학적인 것을 맹신하냐'라는 식의 태도는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심리학과 4학년 1학기를 마치면서 심리 통계 강의를 들었습니다. 보통 심리학에서 심리검사 도구의 신뢰성을 측정할 때는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놓고 판단을 하더라고요. 여태까지 'MBTI는 유사과학이다' 또는 'MBTI는 무용하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수십 년간 협회가 운영되면서 쌓인 데이터와 개선은 그 이론의 뿌리가 현재 '인문학'에 가까운 정신분석학자 융의 이론에서 나왔다고 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데이터상으로도 어느 정도 효용성은 갖춘 검사라고 생각해요.
다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관점을 좀 달리해서 MBTI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렇게까지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감정과 관계를 중시하는 양자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