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TI : INTJ
### 키워드 : 우주
### 하고 싶은 말 : 인티제 망상 써주세요.
두리 번 거며 걷는 모습이 바보 같단 말을 듣고 난 날로부터, 걸을 때 시선을 한 곳에 두기로 했다.
밤길을 걷다가 문득 주시하던 건물들은 거리와 각도를 부지런히 변함을 눈치챘다. 큰 물체에 시선을 둘수록 세상은 크게 움직인다. 나는 시선을 고정한 더 큰 물체들 과의 움직임을 생각하며 걷다가 달에 시선을 고정하기로 했다. 달은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큰 물체일 것이다. 지금은 반달이다. 밤사이에 지구 반 바퀴를 가로지른다.
가려진 부분이 지구 그림자니까 그쪽으로 땅을 뚫고 이동하면, 태양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공전하는 크기와 속도, 소리, 소리가 날까? 저 큰 것들이 움직이면서 낼 소리를 생각해 보다가. 더 큰 것을 생각해 본다. 목성보다도 더 큰 행성.
제3의눈 제6의 감각. 이런 식의 확장이 가능할까? 나는 이쯤에서 생각을 접기로 하고 기숙사로 돌아간다. 바깥 바람이 너무 차다. 나의 기숙사는 10평 남짓이고. 방이 너무 좁아서, 너무 답답하고 무서워서 창문을 열고 달을 바라다 본다.
이 작은 방 안에 갇혀 있다는 게 너무 답답하고 무섭다. 이 건물 안에 갇혀 있다는 게 너무 답답하고 무섭다. 이 동네 안에 갇혀 있다는 게 답답하고 무섭다. 이 지역에 갇혀 있다는 게 답답하고 무섭다. 이 나라에 갇혀 있다는 게 답답하고 무섭다. 지구안에 갇혀 있다는 게 너무 답답하고 무섭다. 태양계 안에 갇혀 있다는 게 너무 답답하고 무섭다. 우리 은하 안에 갇혀 있다는 게 너무 답답하고 무섭다.
너무 나갔다. 나는 역시 두리번거리면서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