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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Oct 27. 2022

기타노 다케시의 생애와 '생각노트'



일본 영화계의 거장 ‘기타노 다케시’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유의 독특한 유머 감각과 파격적인스타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는 배우이자 감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이러한 이미지 뒤에 감춰진 철학가로서의 면모다. 일평생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한 남자의 삶 속엔 우리가 몰랐던 모습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목차


1장 생사 문제 - 살아가는 것과 죽는 것의 의미

죽는 게 무서워서 견딜 수 없었던 시절

빛나는 별은 뜨거워서 견딜 수 없다

적어도 사흘 전에는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

지난 12년은 병실에서 꾼 꿈이었을까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으면 답이 나온다

알아차리는 순간 이미 늦었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2장 교육 문제 - 노력하면 이루어지는 꿈도 있다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노력해도 안되는 놈은 안된다

법 아래 평등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모두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기 때문에 따돌림이 음습해진다

자유가 그렇게 좋다면, 왜 축구가 유행하는가

오타쿠의 본질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한 인류 총노예화 陰모


3장 관계 문제 - 우정이란 상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다

남의 성공을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하다

투 비트 시대의 코미디 - 1980년대의 만담 붐

나 하나를 만들기 위해 몇만 명이 죽었다고 생각한다

시도 때도 없이 만담 소재를 노트에 적었다

바보군요, 내가 타면 포르쉐가 안 보이잖아요

돈이 없으면 하류로 여기는 천박함을 아무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4장 예법 문제 - 안되는 놈들은 배려를 모른다

경로석이 필요한 이상한 시대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

여자를 유혹하는 남자 옆에서 야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화되는 정보에 지성이 쇠퇴해간다

모호한 것들이 만연하는 현상, 단 것 같은 느낌


5장 영화 문제 -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영화를 만든다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 옆에서 영화를 찍고 있는 부조리

좋아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과 만든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늘 그려서 익숙한 그림은 아무리 잘 그려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

유럽 팬은 내가 진짜 마피아라고 믿고 있었다

나는 간병이 필요한 노인 타입의 영화감독

신은 어째서 나 한 사람에게 여러 가지를 뒤집어 씌우는 걸까


이전에 다루었던 '마루야마 겐지'와 마찬가지로 기타노 다케시 역시 실존주의자의 면모를 가지고있다. 목차만 봐도 그가 삶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얼마나 날을 세우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자칫 꼰꼰하고 과장되보이는 주장도 있지만, 시류에 휩쓸리며 사는 사람이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좋아한다.


소나티네, 하나비와 같이 야쿠자를 소재로한 영화가 유명하다.(하지만 그는 코미디언으로 데뷔했었다) 하나비는 김대중정부 시절 일본 문화개방으로 정식 상영된 첫 일본 영화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영화로는 맹인검객 자토이치와 감독만세가있다.




복수를 꿈꾸는 남매

2003년 개봉한 영화 ‘자토이치’에서그는 감독이자 맹인 검객 역을 맡았다. 주인공 이치가와 곤베이와의 대결 장면은 아직까지도 회자될 만큼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극중 대사처럼 마치 칼춤을 추는 듯한 현란한 액션신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실제로도 무술 실력이 뛰어난 걸로 알려진 기타노 다케시가 연기한 탓인지 더욱더 실감 나게 다가온다.


감독만세에서는 코미디언 특유의 익살스러움을 잘 드러낸다. 자기의 분신을 만들어 비판하고 희롱하며 고뇌한다.


한 작품이 더 있다면 직접감독한 작품은 아니지만, 가부장적인 자이니치(재일교포)를 연기해 대가족 지옥도를 보여주는 피와뼈도 추천할만하다. 관련해 누군가는 그가 한국계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근거없는 낭설이며, 안타깝게도 일본우익에 가까운 발언을 종종하여 국내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다(하루키, 겐지 선생님을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

피와 뼈감독최양일출연기타노 다케시개봉2005.02.25.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살아온 한 사람으로 존경하고 따를만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이자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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