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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Oct 27. 2022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와 '나오미와 가나코'




소설가로 더 유명하지만 실은 광고 회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카피라이터, 스토리텔링 기획자 등 유관 업종으로 업력을 쌓다가 40살이라는 나이에 데뷔하게 된다. 데뷔는 문학상 수상이나 신인상을 타지 않고 원고를 출판사에 가져다주어 데뷔한 경우라고 한다.(데뷔 방식이 나랑 좀 비슷한 듯...)

나오키상 수상작인 <공중그네>를 비롯해 <남쪽으로 튀어>, <면장 선거>, <스무 살, 도쿄>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는데 하나같이 재미있고 유쾌하다. 뿐만 아니라 사회 풍자와 해학이 담겨 있어 통쾌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공중그네 시리즈를 좋아한다. 정신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라는 독특한 캐릭터 덕분에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다소 황당무계한 내용이긴 하지만 인간 심리를 꿰뚫는 통찰력만큼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 스릴러 장르의 소설을 즐겨 읽는다. 은근히 독자 스스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스토리 전개 방식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는 취향을 저격하기에 충분했다.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진 두 여성이 남편을 제거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그린 서스펜스 범죄 소설이다. 


주인공 캐릭터 묘사나 심리 표현이 매우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느껴졌다. 또한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더 고조되는 위기 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인물들의 감정 변화까지도 섬세하게 그려낸 점도 인상 깊었다. 몰입도와 재미만큼은 보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보통 직장인이라면 정년퇴임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꾸준히 글을 쓴다는 게 참 멋있다. 소설가에게 나이 60은 그리 부담스러운 나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본인의 원고가 가진 가능성을 믿고 출판사에 제출하여 데뷔한 것부터, 스릴러-풍자/코미디-가족 이야기까지 폭넓게 소화해 내는 그의 재능이 참 부럽고 대단하게 느껴진다. 아직 마흔이 되려면 멀었으니, 나도 내 할 일을 충실히 하면서 때를 기다려야지.. 곧 종이책이 나올 테니 어쩌면 한발쯤 더 가까워지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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