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을 대가리와 뼈를 빼고 먹을 수 있는 살의 비율을 수율이라고 부른다. 숭어처럼 머리가 작고 몸이 긴 생선은 대개 수율이 좋고, 참돔처럼 생선 자체는 크지만 대가리가 큰 생선은 수율이 나쁘다.
노벨 문학상을 탄 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이고 세기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죽음을 앞둔 말년에 그의 후원자에게 '이룬 것 없음'을 한탄했다고 한다. 머리가 클수록, 아이디어가 많을수록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큰다.(그리고 상대적으로 시간을 빠르게 느끼는 것 같다.)
작가를 두고 이야기할 때 "글은 엉덩이로 쓴다"라는 말이 있다. 작가의 수율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머리를 아무리 굴려봐야 앉아서 글을 쓰지 않으면 소용없다. 이 과정은 지루함을 동반한다. 노력과 시간, 거기에 추가로 물리적인 요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지능-자신감-사교성 등이 새로운 가능성을 촉발하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면 성실성-결단력은 수율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하루키가 마라톤을 하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의 글을 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라는 책에서 이 과정을 '지독하게 외롭다'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는 작가로서 수완이 좋은 사람이다.